울산 화학사고 간담회…"이수화학 불산 누출정보 은폐 의혹"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독성가스가 누출되면 "거주지에서 어느 장소까지 대피하라"는 등 구체적인 시민 행동요령을 전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울산발전연구원 최준호 박사는 26일 시청에서 열린 '화학사고 및 주민 소산(疏散) 대책'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박사는 '울산석유화학단지 독성가스 누출사고에 따른 주민 소산 대책-이수화학 불산 누출 사고를 중심으로' 주제발표를 통해 "독성가스가 누출되면 시민이 실제 어디까지 대피해야 할지 짧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석유화학 인접 읍면동 주민센터 간 정보 공유와 역할 분담 네트워크 구성, 독성가스 누출사고 대응을 위한 주민 소산 행동 홍보와 기초단체 주관의 방재교육 및 합동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 주민 소산 요령으로 "피해 반경 2∼3㎞ 이내에 있는 선암치안센터, 야음지구대, 청량파출소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사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사고 현장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울산석유화학공단이 소재한 남구는 선암동과 야음장생포동 주민센터, 야음초등학교와 여천초등학교 등을 1차 대피 집결지로 지정해 차량을 대기하고, 주민을 인솔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이어 "울산석유화학공단 반경 5㎞ 내 14만6천900여명, 위험반경인 2㎞ 내 2천175명의 시민이 거주한다"며 "2012년 구미 불산 사고에서 반경 3㎞까지 위험지역으로 지정됐던 것을 고려하면 울산에서 대규모 누출사고 발생에 대비한 주거지 안전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화학물질과 유독물질 취급량은 각각 전국의 36.5%, 25.5%로 1위, 화학물질 유통량은 30.3%로 전국 2위를 차지한다.

그는 "(16일 발생한) 이수화학 불산 누출사고의 경우 누출량이 1t이나 돼 '심각 단계'였지만 기업 간 정보 공유가 되지 않아 정보 은폐 의혹을 받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수화학 불산 누출 등 석유화학단지 내 기업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바람장미(wind rose, 일정 기간 방위별 풍향 및 풍속 등급을 분석, 방사모양으로 형상화해 특정 장소의 바람 기후학에 관한 정보 수집 기능을 한다)를 참고해 계절별 바람의 방향에 따라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가 울산의 10년 평균 계절별 바람장미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에는 남동풍, 겨울철에서 북서풍 계열의 바람이 대부분이다.

그는 "4계절 풍속이 매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도심 인근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하면 도심 내부에 유독물질이 남아있어 주민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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