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 사이의 계절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가 변하니 생태계에도 혼란이 왔다.

유엔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800만종의 동식물이 기후변화로 인해 100만종은 10년내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의 불균형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도 초래했다. 초미세먼지는 비단 한국만의 골칫거리가 아니다.

미국 폐협회(American Lung Association)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로 오존과 산불 발생이 증가해 궁극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해 졌다. 

지난 3년간 미국도 봄철에 비정상적으로 더운 날씨를 겪었다. 미국 기상청이 '기록 역사상 최고치'라고 했을 정도다.

초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은 대부분 대도시였다. 로스엔젤레스가 제일 심각했으며 뉴욕, 시카고, 휴스턴이 뒤를 이었다.

미 폐협회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반복되면서 지역이 오염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존이 쌓이면 기온이 상승해 강수량이 감소한다. 건조해진 대기환경으로 산불 발생이 많아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도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상승한 기온이 다시 오존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악순환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4명은 오존과 미세먼지가 심각해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지역에 살고 있다.

청정 지역으로 유명한 캐나다도 기후변화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공급되는 메이플 시럽 생산량의 70%를 수출해 연간 32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봄철 일교차가 거의 생기지 않으면서 자체 생산량이 감소해 큰 타격을 보고 있다. 메이플 시럽은 봄과 여름 사이의 6~8주가 집중 생산시기인데 봄이 짧아지면서 수확량이 뚝 떨어졌다.

마크 이슬하트 버몬트대 식품학과 교수는 "이런 상황은 2012년부터 시작돼 주생산지인 온테리오는 생산량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고 뉴욕타임스에 썼다.

이어 "일교차가 클수록 압력이 커져 더 많은 시럽을 생산할 수 있다"며 "하루만 생산량이 적어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경제대국이라 불리는 선진국은 2011년 파리 기후변화 국제회의에서 지구 온도를 2도 낮추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긴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의 경제적 손실을 우려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모순적이지만 이들은 현재 막대한 경제손실과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졌다. 파리 기후변화 국제회의에서 같은 약속을 한 개발도상국도 '개발'을 하느라 바쁘다는 반응이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는 질문에 "약속 이행에 후원하겠다는 선진국도 지키지 않는데 우리도 금전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김희리 기자
▲ 세이프타임즈 김희리 기자

앞에 놓인 문제만 보고 빨리 해결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은 쉽다. 하지만 8분의 1 가량의 동식물이 사라지고, 주거환경까지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를 받는다면 당장의 경제 이득이 무슨 소용일까.

경제, 국민의 건강, 주거환경을 생각한다면 번거롭더라도 환경 문제를 우선시하는 정책 이행이 시급하다.

지구 온도를 2도 낮추는 길만이 선진국 타이틀을 영위할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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