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 포커스] '불안한 전선' 지중화 못하는 이유 있었다
[세이프 포커스] '불안한 전선' 지중화 못하는 이유 있었다
  • 서동명·원덕영·오선이 기자
  • 승인 2019.05.10 10:29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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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난 피해 감소, 미관·화재예방 효과
서울 중구 87% 1위, 경북 6.3% 차이 극명
건설비용 지자체·한전 절반 투자가 부담
▲ 9일 서울 도봉구 전봇대에 전선이 주렁주렁 엉긴 거미줄처럼 매달려 있어 위험해 보인다. ⓒ 원덕영 기자
▲ 9일 서울 도봉구 전봇대에 전선이 주렁주렁 엉긴 거미줄처럼 매달려 있어 위험해 보인다. ⓒ 원덕영 기자

전선류 지중화. 언더그라운딩(undergrounding)은 전력·전기·통신을 제공하는 오버헤드 케이블을 지하 케이블로 대체하는 작업이다. 

강풍, 뇌우, 강설, 빙설, 폭풍 등이 발생해도 정전에 덜 취약하게 해 준다. 화재를 예방하는 수단도 된다. 전선이 지상에 보이지 않아 미관도 개선된다.

시설 당시 송전을 위한 초기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 케이블 수명과 비교하면 유지 관리비용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중화는 광산 폭발물 설치나 해저 전신 케이블에서 시작됐다. 전기 케이블은 1812년 광산 폭발물 폭파를 위해 설치한 것이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1850년 영국 해협을 거쳐 전신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됐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송전선 지중화가 시작됐다. 신도시 건설이 확대되고 주민들의 요구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달 발생한 강원 고성지역 산불의 주범이 전주의 고압선 불티가 원인이라고 감정했다. 머리를 위를 지나는 전선이 엄청난 재난을 초래한 것이다.

도심에 있는 지상 고압전선에 대한 국민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들 전선은 상가 앞이나 골목길 위에 거미줄처럼 걸쳐 있다. 시민들은 불안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에 전기·통신  등이 공동 지하구 설치돼 시원하고 깨끗해 보인다. ⓒ 서경원 기자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에 전기·통신 등이 공동 지하구 설치돼 시원하고 깨끗해 보인다. ⓒ 서경원 기자

한전이 지속적으로 전선을 지중화 하고 있지만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은 쉽지 않다. 지중화를 할 경우 공사비가 공중선로에 비해 5~6배가 더 든다. 유지 관리비용도 육안으로 고장난 지점을 확인하기 어려워 사후 점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고비용은 한전의 지중화선로 사업 추진을 더디게 하는 이유다.

비나 바람 등 기후 영향을 받지 않는 지중선로는 도시미관을 깨끗하게 한다. 지상선로 시공면적보다 적게 소요되는 등 비용을 제외하면 장점이 더 많다.

최근에는 신도시 개발때 지하에 공동구를 만들어 통신·가스·전기 등을 설치하고 있다. 설계 당시부터 계획성 있는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전기, 통신, 가스 가운데 전기에 해당하는 전선 지중화율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크다.

지중화율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크다. 지중화 건설비용은 50%는 지방자치단체가, 50%는 한전에서 부담한다.

이런 이유로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지중화율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다. 한전 지중화 작업속도가 지자체별로 차이가 커 재정 자립도에 따른 정부지원이 절실하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말 지중화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로 59.16%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자치구별 지중화율은 중구 87.37% , 강남구 77.11%, 종로구 75.74% 등으로 상위 5곳 자치구가 평균 77.09%를 기록했다. 반면에 강북구 31.37%, 동대문 33.18%, 중랑구 35.23% 등 하위 5곳 지치구는 평균 35.21%에 머물렀다.

▲ 서울시 중구 필동 주민센터 앞 이면도로에 설치한 지중화 선로. 왼쪽부터 전봇대 없는 이면도로, 수용가 전기 인입선,  전기 지하 맨홀표시. ⓒ 서경원 기자
▲ 서울시 중구 필동 주민센터 앞 이면도로에 설치한 지중화 선로. 왼쪽부터 전봇대 없는 이면도로, 수용가 전기 인입선, 전기 지하 맨홀표시. ⓒ 서경원 기자

서울도 자치구별 재정자립도는 도심 현대화 계획과 관계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공중의 전선을 정리해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구간을 넓혔다. 시는 지난 15년 동안 1900억원을 투입했다. 2005년 48.7%에서 2018년 59.16%로 개선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선 지중화는 종로구 등 구도심지역을 제외하고 4차로 이상 도로와 보도가 있는 도로 등은 지중화율이 높다"며 "이면도로 지중화 공사때 설치하는 변압·개페기의 설치공간을 축소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선 지중화는 도시미관 개선효과가 크고 안전과도 직결되는 사업이기에 지중화율을 계속 높이겠다"며 "런던·파리·싱가포르(100%), 도쿄(86%) 수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54.4%, 부산 40.5% 등 5대 광역시는 30% 이상의 지중화율을 보이고 있다. 가장 낮은 지역은 경북이 6.3%다. 전남과 강원은 7.9%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 지중화율은 18.3%다.

대전시 서구 변동 주민 서모(30)씨는 "집앞에 전선줄이 늘어져 어린이집 등·하원이나 외출때 만지지 못하게 주의를 주고 있지만 항상 불안하다"며 "한전 등 자치단체에서 안전하게 대책을 세워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도 도심지 1.63km 구간 4곳에 93억원 지중화사업을 계획해 지난해부터 10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시와 한전·통신사가 협약을 체결해 50%씩 부담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중화 사업은 쾌적한 도심을 조성해 청정 문화관광도시로 이미지를 탈바꿈하게 한다"며 "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다. 지중화 사업은 도시미관과 전기안전 등 공공이익에도 부합한다. 낙후된 지역의 균형발전과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등은 안전사고 예방과 자연재해 방지를 위해 선로 지중화가 시급하다.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에 설치된 지중화 설비. 왼쪽부터 지하 변압기와 개폐기, 전기·통신 공용맨홀, 지중선로 매설 표지판. ⓒ 서경원 기자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에 설치된 지중화 설비. 왼쪽부터 지하 변압기와 개폐기, 전기·통신 공용맨홀, 지중선로 매설 표지판. ⓒ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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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이 2019-05-14 22:30:43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합니다

kksy09 2019-05-14 14:10:48
모든저 전기 통신선은 지하로가야한다.

정이신 2019-05-14 11:48:33
결국 재정 때문에 안전이 볼모잡히는 것이네요.

박은경 2019-05-14 11:20:27
전선 지중화로 인한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없애도록 해야 합니다..

땅속으로 2019-05-14 08:21:46
땅속으로 잘 넣어주세요~거미줄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