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미디어(SNS)는 연예인급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최적합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말 그대로 천정부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누구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모니터'에 나올 수 있다. 먹방, 일상, 춤 등 유투버들은 조회수와 '좋아요'를 늘리기 위해 수많은 콘텐츠를 쏟아 내고 있다.

때론 이런 콘텐츠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그런 대로 봐 줄 만하다. 하지만 자살폭탄 테러범 등이 자신의 범행을 전세계에 알리고 몸값을 요구하는 창구로 악용된다면 어떨까.

지난 3월 뉴질랜드의 한 교회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을 때다. 페이스북에는 한 백인우월주의자가 무고한 시민들을 무차별 가격하는 장면을 여과없이 올렸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연쇄 폭탄사건도 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져 나갔다. 스리랑카의 종교갈등을 페이스북에서 되레 부추긴 꼴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불교신자들은 무슬림을 비방하는 악의적인 루머를 페이스북에 올려 놨다. 이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었던 불교인들은 무슬림이 사는 곳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SNS가 사태를 악화시킨 주범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자 스리랑카 정부는 SNS서비스를 차단했다.

스리랑카 연쇄 테러범은 모두 현지인들이었다. 그 배후에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가 있었다. 현지인들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종교적인 '광신'에 있지 않았다.

IS가 현지 폭탄테러범에게 전달한 미션 보고를 SNS를 통해서 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테러범은 SNS에 범행 영상과 사진, 글을 올렸다.

국제 안보 전문가인 시카고대 로버트 파페 교수는 NPR과의 인터뷰를 통해 "테러범들은 SNS에 자신의 범행이 올라간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NS에 자신이 자극적인 범행을 벌이는 모습을 많은 이들이 보게 해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망상에 빠진다는 것이다.

SNS가 선의보다는 '악의 축'의 각축장으로 변질하자 각국 정상들이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 김희리 기자
▲ 김희리 기자

아든 뉴질랜드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SNS 악용 방지 회의를 5월에 개최한다. 프랑스 파리에 각국 정상과 IT업계 CEO를 초대하기로 했다.

아든 총리는 누구나 쉽게 생중계를 하지 못하도록 막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아드리안 프리덤 하우스 연구진은 NPR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 정상들이 SNS를 통제하기 시작하면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스리랑카 정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차단하자 희생자 유족은 그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무조건 SNS를 금지하는 방법은 해가 더 많다"고 반론을 내놓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페이스북을 만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는 참혹한 범행이 생중계되는 '매체'가 됐다.

평범한 사람도 장소와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곳이 자극적인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변했다. 5월이 시작됐다. SNS 규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세계를 달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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