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화마와의 전쟁 ⑦] 비상용 승강기 '무용지물' 될 수 있다
[특별기획 - 화마와의 전쟁 ⑦] 비상용 승강기 '무용지물' 될 수 있다
  • 조용선 논설위원·소방기술사
  • 승인 2019.04.22 12:19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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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 침수대책 없다면 '있으나 마나'
소방대 활동 겹치지 않도록 '동선분리'
화재때 '비상용 승강기 비상전원 투입'
▲ 서울 서초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설치된 비상용 승강기. ⓒ 조용선 논설위원
▲ 서울 서초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설치된 비상용 승강기. ⓒ 조용선 논설위원

2010년 10월 1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주거용 오피스텔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2019년 1월 14일 충남 천안시 라마다앙코르호텔 화재.

이들 건물에는 소방대가 인명구조나 화재진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비상용 승강기'가 설치돼 있었다. <건축관계법>은 31m를 초과하는 건축물, 10층 이상인 공동주택은 비상용 승강기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 당시 이같은 비상용 승강기는 사용 목적에 맞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재발생때 인명구조는 물론 소화활동의 '거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상용 승강기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비상용 승강기는 설치 당시부터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비상용 승강기의 승강로는 해당 건축물의 다른 부분과 내화구조로 구획해야 한다. 각 층으로부터 피난층까지 이르는 승강로를 단일구조로 연결해 설치해야 한다.

소방대의 거점확보를 위해 승강장의 바닥면적은 비상용 승강기 1대에 대해 6㎡이상으로 하고 있다. 창문 출입구 등을 제외한 부분은 해당 건축물의 다른 부분과 내화구조의 바닥·벽으로 구획해야 한다.

마감은 당연히 불연재료이어야 한다. 출입구는 갑종방화문, 제연설비, 조명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승강장 출입구 인근에 잘 보이도록 '비상용 승강기' 표지도 부착해야 한다.

피난층이 있는 승강장의 출입구로부터 도로나 공지에 이르는 거리가 30m이하로 하도록 하고 있다. 피난 동선과 소방대 활동이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동주택 이외에는 승강장과 특별피난계단의 부속실도 겸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는 소방활동 전용으로 전환하는 1차 소방 스위치(키 스위치)와 카·승강장 문이 열려 있어도 카를 승강시킬 수 있는 2차 소방스위치를 설치해야 한다.

카는 반드시 모든 승강장의 출입구마다 정지할 수 있어야 한다. 피난층이나 그 직상층, 직하층의 승강장과 중앙관리실 또는 경비실 등에는 카를 부르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 서울 한 건물에 설치된 비상용 승강기의 외부(가운데)와 내부에 1·2차 전환스위치가 설치돼 있다. ⓒ 조용선 논설위원
▲ 서울 한 건물에 설치된 비상용 승강기의 외부(가운데)와 내부에 1·2차 전환스위치가 설치돼 있다. ⓒ 조용선 논설위원

건축관계법에 따라 비상용 승강기를 제대로 시공했다면 문제점은 없는 것일까. 이론과 현실은 늘 다르게 마련이다.

설치 단계에서 승강로에 물이 흘러들어 작동정지가 되는 것을 고려한 대응책이 없다면 화재발생때 소방대가 사용할 수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화재발생때 옥내소화전 호스를 전개해 화재지점에 방사된 물이나 스프링클러 헤드 개방으로 살수되는 물은 비상용 승강기 승강장을 경유해 승강로에 흘러 들어가 비상용 승강기를 운행할 수 없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화재발생때 이같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피난과 소방대 활동 동선이 겹치지 않기 위해 공동주택 이외에는 승강장과 특별피난계단의 부속실을 겸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겸용으로 설계된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

유지관리 단계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승강기 점검때 전원을 차단하고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 운행 성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화재발생때 비상용 승강기 전원 투입이 실패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비상용 승강기 승강장의 방화문이 개방 고정돼 화재발생때 폐쇄될 수 없도록 관리되는 경우도 있다.

비상용 승강기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옥내소화전 호스를 전개, 화재지점에 방사된 물이나 스프링클러 헤드 개방으로 살수되는 물은 비상용 승강기 승강장을 경유해 승강로에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상용 승강기 승강장의 침수대책을 마련하거나 운행에 지장이 없는 비상용 승강기를 개발해야 한다.

피난 동선과 소방대의 소화활동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공동주택 이외에는 승강장과 특별피난계단의 부속실을 겸용한 사례에 대해 실태 조사와 개선도 시급하다.

유지관리와 승강기 점검때 전원을 차단해 비상 발전기를 가동, 비상용 승강기를 운행하는 성능 확인이 될 수 있도록 절차서를 마련해야 한다. 1년이나 2년에 1회 이상 절차서에 따라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비상용 승강기 승강장의 방화문이 화재발생때 폐쇄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절차서에 포함돼야 한다.

▲ 서울  금천구 한 건물에  일반 승강기와 비상승강기가 운영되고 있다. ⓒ 조용선 논설위원
▲ 서울 금천구 한 건물에 일반 승강기와 비상승강기가 운영되고 있다. ⓒ 조용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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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산 2019-05-05 13:15:45
이기사를 읽고 난 후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화재시 탈출을 알려주는 글이 눈에 들어 온다.
저 안내글이 예전부터 붙어있었겠지.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거야

조남관 2019-04-23 13:17:39
소화수로 비상용 승강기가 멈출 수 있군요

이히자인 2019-04-23 11:57:48
법 지키면 그만인데~ 그놈의 돈이~

122hm122 2019-04-23 09:19:32
화재시 승강로에 흘러 들어가 비상용 승강기를 운행 불가 사례가 나왔다면 개선해야하지 않을까요?

라벤더 2019-04-23 08:37:56
현실성 규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