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밤새 불안에 떨며 대피

▲ 2일 밤사이 진화 작업에도 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 부산소방본부
▲ 2일 밤사이 진화 작업에도 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 부산소방본부

2일 오후 발생해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이 90% 가량 진화됐다. 하지만 밤사이 지속된 산불에 임야 20ha, 축구장 28개 면적이 소실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3일 오전 해운대 반송동 운봉산 화재 현장지휘소에서 브리핑을 통해 "화재가 90% 진화된 상황에서 여전히 3곳에서 연기가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본부와 지자체는 낮에 대기가 불안정해져 바람이 많이 불 것으로 보고, 오전 10시 이전을 진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오전 6시 8분부터 헬기 18대가 투입돼 물을 뿌리고, 운봉산과 개좌산 일대를 둘러싸고 잔불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박염 금정소방서장은 "현재 산 정상 일부를 제외하고는 북동풍이 초속 1.3m로 바람도 잦아든 상황"이라며 "오전 중 불길은 잡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잔불 정리는 지상 인력이 할 수밖에 없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큰 불길이 잡히면서 대피했던 주민들도 마을로 복귀하고 있다. 기장군 사등마을 주민 30여명은 불길이 가까워지자 전날 오후 9시 실로암 공원묘지 사무실로 대피해 밤을 지새운 뒤 이날 오전 5시쯤 복귀했다.

장애인 거주시설 인덕원 입소자 20명과 직원 10명도 복귀할 계획이다. 밤새 이어진 산불에 주민들은 탄 냄새에 고통을 겪었으며 불안감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산불이 이틀간 이어지면서 진압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화재 소실면적을 두고 관계기관 간의 집계가 서로 달라 주민에게 혼선과 불안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소방본부는 3일 새벽 피해면적을 10㏊로 집계한 뒤 13㏊로 변경했다. 반면 경찰은 30㏊, 부산시는 40㏊로 주민들은 어떤 통계를 믿어야 하는지 혼란해 했다.

전날 피해 집계 때도 소방본부는 5㏊로 발표했으며 부산시는 10ha에서 3ha로 축소했다. 이들 기관은 3일 오전 8시 기준으로 협의를 거쳐 피해면적을 20㏊로 통일했다.

박 서장은 "산의 전체면적을 소실면적으로 계산한 기관도 있고, 비산 부위만 집계한 기관도 있어 수치가 달랐다"고 해명했다.

이번 산불은 2일 오후 3시 18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 뒤편 운봉산에서 시작됐다. 강한 바람이 불자 산불은 운봉산 일원 산림을 태우고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쪽으로 번졌다.

소방본부는 전날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진화를 했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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