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교통사고 많아지자 운용시간도 축소

▲ 서울 동작구 대방동 신길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점멸신호등. ⓒ 박매자 기자
▲ 서울 동작구 대방동 신길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점멸신호등. ⓒ 박매자 기자

심야시간에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운영되는 점멸신호 장소에서 되레 교통사고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차로 수와 구간 제한속도 기준을 추가하는 등 강화된 점멸신호 운영기준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점멸신호는 차량 통행량이 감소하는 심야시간에 일반 신호체계 대신 황색이나 적색등이 깜박이게 하는 방식으로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신호기 5만86곳 가운데 2만779곳인 41%를 심야에 점멸신호로 운영했다.

황색점멸등이 있는 곳에서는 차량 속도를 줄여 주의하며 진행하고, 적색점멸등이 작동하면 일시정지 후 다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기준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점멸신호 장소에서 교통사고가 잦고, 정상신호 운영때보다 사망자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18년 일반신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5만605건 가운데 사망자 비율이 1.9%인 968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점멸신호에서는 6343건 가운데 3.1%인 199명이 사망했다.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공동연구 결과 5차로 이상 도로와 제한속도 시속 60㎞ 이상인 경우, 시간당 교통량이 차량 400대를 넘을 때 사고가 급증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왕복 4차로 이하, 제한속도 시속 60㎞ 이하 도로에서만 점멸신호를 운영하는 기준을 신설했다.

연간 교통사고 발생 건수 기준은 종전 4건 이하에서 3건 이하로 줄이고, 운영시간대는 오후 11시∼다음날 오전 6시에서, 0시부터 오전 5시로 2시간 단축한다. 경찰은 현장조사 등 준비를 거쳐 올 10월까지 개선된 운영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심야시간대 통행량이 시간당 600대 이하이면 점멸신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종전 기준을 400대 이하로 강화하는 방안도 내년에 도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차량 소통보다 보행자 안전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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