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정문호 소방청장 특별인터뷰
부족한 현장 인력 2022년까지 2만명 충원
지휘실 24시간 가동 초광역대응체계 구축
행정처분 강화로 부실점검·허위보고 근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일 제2대 소방청장에 정문호 서울소방본부장(58)을 임명했다.

<세이프타임즈>가 24일 '재난사령탑' 취임 100일을 맞는 정 청장을 '세이프 가디언'으로 선정해 특별인터뷰를 했다.

합리적인 사고와 탁월한 리더십으로 현장 소방관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정문호 청장. 그는 기획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두루 갖춘 지휘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사령탑에 주어진 지휘봉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공직생활의 많은 시간을 지휘관으로 활동한 이력이 말해 주듯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 '험난한 산'을 넘고 '국민안전을 위한 골든타임을 사수하라'는 특명이 내려졌다.

정 청장과의 인터뷰 첫 질문으로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한 소신을 물었다. 그는 "국회에서 법안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국회를 존중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정 청장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현행 국가직화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가안전을 위해서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답변했다.

세이프타임즈는 정 청장의 양해를 수용, 취임 100일간의 성과와 앞으로 추진할 주요 소방 정책 전반에 대한 계획과 소신을 물었다.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구상하고 있는 재난안전 정책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구상하고 있는 재난안전 정책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제2대 청장으로 취임한지 100일이다

"길지 않았지만 화재와 각종 안전사고에 가장 취약한 겨울철을 보냈다. 초대 조종묵 청장께서 하루하루 긴장과 많은 고민의 날들을 보내셨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소방가족의 염원이었던 소방청이 신설되면서 거는 기대도 그 이상이었다. 국민들께서 믿어주고 성원해 주시는 만큼 보다 나은 정책과 강한 대응력을 보여드렸어야 했다. 지난해 초부터 여러건의 대형화재가 발생하다보니 새롭게 출범한 소방청의 기틀을 다질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안전대책을 성공리에 수행했고, 화재안전특별대책TF도 운영해 화재안전 전반에 걸친 철저한 진단과 대책도 마련했다. 화재대응시스템을 총력 비상대응 개념으로 전환해 정착시킨 작은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신설 소방청으로서 새롭고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소방청이 새롭게 신설됐지만 소방의 역사는 아주 오래됐다. 그만큼 전통을 갖고 있으며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고 지금의 모습을 이룬 저력이 있다.

올해부터는 정책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항구적인 차원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전 직원이 합심노력하고 있다.

취임 100일이 되었는지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상기시켜 주시니 더욱 더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 현장인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족인력 2만명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차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올해 충원 인원은 3915명이다. 2020년 3718명, 2021년 3642명, 22년 3692명을 계획하고 있다.

충원된 인력은 수요와 지역별 특성 등을 고려해 신속하고 적정한 대응 소방력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배치하겠다. 합리적인 소방관서 설치기준 마련을 위해 '지방소방기관 설치에 관한 규정'도 개정하겠다.

조직과 개인차원의 역량강화도 인력충원과 병행해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현장지휘관의 상황판단과 전술능력을 높이기 위해 중앙소방학교에 실습중심의 지휘역량 강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프라의 확충과 현장지휘관 능력인증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장비의 현대화를 위해 기본규격을 개발하고 국가인증제를 도입하겠다. 정부 주도의 소방장비 성능과 품질 개선을 위해 2022년까지 60종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12종을 개발한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을 인증기관으로 소방장비 국가인증제를 도입한다. 개인보호 장비와 소방차 등 주요 소방장비 성능을 국가가 인증해 품질을 보장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

화재현장 접근성과 기동성이 우수한 소형 소방사다리차를 개발해 배치하는 등 현장에 적합한 특수장비를 개발하겠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다리차나 굴절차, 화학분석차 등은 단계적으로 운행요원 자격제도를 도입해 물적·인적으로 균형있게 발전되도록 하겠다."

▲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발행인(왼쪽)이 취임 100일을 맞은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과 특별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소방청
▲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발행인(왼쪽)이 취임 100일을 맞은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과 특별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소방청

- 신속한 출동과 초동대응이 중요하다

"재난현장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시도별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 이렇게 되면 현재 출동 소요시간이 작게는 20%에서 최대 60%까지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전·전남·경남·제주에서 실시간 현장정보 제공을 위해 사용하는 '119소방현장지원 모바일 앱'을 연말까지 세종·광주·충북·창원까지 확대 시행하겠다.

소방청과 시도 소방본부간 공동상황관리를 위한 '119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119신고, 출동, 현장대응의 모든 과정을 초광역통합상황관리가 가능하게 하겠다.

경찰청과 협업해서 운전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소방관련 시설 주정차 금지표시'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넣고 주정차 위반 행위에 대한 범칙금 상향도 추진한다.

소방출동 장애요인에 대한 강제처분 집행력도 강화하겠다. 소방 출동로의 불법 주정차 차량 견인을 위해서 견인차 업체 493개사와 지원협약을 맺었다.

사다리차 업체 399개사와 중장비업체 781개사도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을 위해 민간자원으로 동원된다. 사다리차 등 소방 특수차량 조작 등 소방활동 공간확보를 위해 시설물 제거 등 강제처분도 적극 시행할 계획이다."

- '4차 산업시대' 소방기술 대응전략은

"소방안전산업에서 기기개발에 대한 투자는 안전성을 강화시킨다는 원래의 목표와 이를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해 경제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무선통신 등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첨단기술을 도입한 제품을 개발하고, 품질을 한 단계 상향시키는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겠다. 한국발명진흥회 등과의 기관협업을 통해 소방용품 상용화 컨설팅 지원으로 4차 산업 융복합기술 활용과 지능화된 소방용품 개발과 특허지원 사업도 확대해 나가겠다.

첨단제품이 만들어지더라도 현장에서 제대로 시공하고 관리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부실공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공정한 소방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적 대책도 더욱 강화하겠다. 자격증 대여, 허위 고용, 시공·감리의 위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 

소방산업의 건실화를 위해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를 추진하겠다. 인건비·재료비 등 적정한 공사비 산정을 위한 표준품셈제도를 도입해서 업계의 건실한 성장을 지원하겠다."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재난이 복잡, 대형화되고 있다

"모든 문제는 현장에 그 답이 있다. 소방청이 신설되면서 목표이면서 과제로 삼은 슬로건이 '육상재난대응총괄기관'이다.

육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재난에 대해서 대응활동은 소방이 총괄하고 그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다. 대형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일사불란하고 유기적인 대응활동은 소방이 보여주어야 할 책무이다.

국가가 나서서 대응해야 할 대형재난에서 소방자원 동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지휘작전실'을 24시간 가동하고 초광역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화재초기부터 가용 가능한 소방력을 집중 투입해 재난현장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비상대응 출동시스템도 갖추었다.

골든타임 확보와 신속한 상황파악을 위해 상황관제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고 119신고 통화를 현장부서로 실시간 송출하는 출동예고지령을 확대하고 있다. 한파·건조·폭염 등 기상특보때 화재예방과 대비를 위해 '화재위험경보 발령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  '국가인명안전코드'가 필요할 때다

"지난해 7월부터 전국적으로 화재안전특별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기존의 화재특별조사가 소방시설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것을 확장해 건축·전기·가스분야까지 조사한다. 거기에 더해서 지역특성, 이용자 특성등과 같은 정성적 요소도 파악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화재를 예방하고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변수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조사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인명안전 중심으로 소방·방화시설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용자 특성, 화재 위험성, 용도별 특성 등 인적·물적·환경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용도를 재분류하고 소방시설 설치 기준을 마련하겠다.

이를 종합적으로 집적한 것이 국가인명안전코드다.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국토부 등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코드를 개발하겠다."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화재유형이 다양하고 특수해지고 있다

"지난해는 대형화재 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특수화재도 잇따라 발생했다. 소방청은 면밀한 원인분석을 통해서 보다 근원적이고 항구적인 개선대책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고시원 등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를 위해 노후고시원 등 다중이용업소 2374곳에 대해 간이스프링클러 설비를 소급해서 설치하고, 철재계단·사다리 설치 의무화를 추진한다.

소관부처가 없어 다중이용업소로 지정되지 않은 방 탈출카페 등은 1차적으로 화재위험평가를 실시해 대책을 강구하겠다. 고양 저유소 화재와 같은 대량위험물 저장시설은 자동화재탐지와 속보장치를 설치해서 화재감지 기능을 강화한다. 외부 화재가 내부로 연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화염방지장치를 강화하겠다. 

11년 주기로 실시하는 정기검사 외에 4년 마다 안전시설 중심의 점검을 추가하고 자체소방대 설치도 확대하겠다.

통신·전력구는 KT아현국사 화재에서 보았듯이 소규모 시설의 경우에는 그동안 소방시설 설치대상에서 대부분 제외됐다. 앞으로는 통신·전력구의 길이나 크기 등에 상관없이 자동소화장치, 자동화재탐지설비, 연소방지설비, 방화벽 설치 등을 의무화하고 기존 시설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할 계획이다. 지하구 화재안전기준 제정과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도 하겠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장치(ESS) 화재와 관련해서는 전체 1490곳에 소방시설 설치 의무를 부과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소방시설법을 개정해서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하고, 국내외 연구사례 등을 토대로 ESS 화재안전기준도 제정할 계획이다."

- 시설관계자 책임성이 부족하다

"안전은 국민, 시설관계자, 정부가 삼위일체가 돼야 확보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더라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소방시설 자체점검제도는 바로 건물관계자의 자기책임성을 강화하고 상시 안전관리를 위한 제도다. 자율성을 주는 대신 그만큼의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접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서 부실점검이나 허위보고 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 중대 위반사항은 즉시 보고토록 하고 거짓으로 점검한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명피해와 직결되는 비상구 폐쇄 행위에 대해 현행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겠다. 

중대 위반행위가 적발됐을 경우에는 관용보다는 강력한 처벌로 제재할 것이다. 다중이용업소 종사자 소방안전교육 의무대상도 현재 영업주와 종업원 1명에서 영업주와 모든 종업원으로 확대하겠다.

시설 이용자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 대책도 확대 추진된다. 요양병원 등 거동 불편자 이용시설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해서 인명대피 중심의 훈련을 강화하고, 화재때는 자력대피 능력향상을 위해 불시소방훈련과 소방차 도착전까지 생존능력 강화를 위한 교재와 동영상 보급 등 계층과 연령대별 맞춤형 콘텐츠도 보급하겠다."

▲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발행인이 취임 100일을 맞은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에게 구상하고 있는 주요 정책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 소방청
▲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발행인이 취임 100일을 맞은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에게 구상하고 있는 주요 정책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 소방청

- 노인등 '재난약자'가 늘고 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설이 주택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전체 화재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이지만 연간 화재 사망자의 47.8%인 148명이 주택화재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화재는 초기에 대피를 잘 해야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화재경보형감지기를 모든 집에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취약계층 가구에 대해서는 2019년 70만 가구, 2022년까지 108만 가구에 대해 지원할 계획이다. 확산전파를 위해 소방시설 공동구매와 설치·상담을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센터 330곳을 상시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홍보시책도 기획하고 있다.

주택뿐만 아니라 화재경계지구 137곳, 쪽방촌 514곳, 전통시장 1671곳 등 취약주거시설에 대해서는 시도지사가 화재안전 정비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소방기본법에 근거를 마련하겠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해서는 현재 병력자 등 특정인 중심으로 등록된 '119안심콜서비스' 대상을 예방적 차원으로 확대, 서비스 이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노인이 가입할 수 있도록 2028년까지 등록자 1000만명을 목표로 추진한다."

- 생활현장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직접 체험하는 교육이 효과가 높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안전체험관인 서울광나루안전체험관이 2003년 3월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전국 7곳 소방안전체험관에서 안전교육을 받은 누적인원이 700만명을 넘었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도 많아 지난해에는 7000여명이 방문했다.

지역별로 △광나루안전체험관은 어린이 △보라매안전체험관은 다중이용업소 화재안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지하철 안전 △전북119안전체험관은 물놀이 안전과 어린이 안전마을 △부산119안전체험관은 해양안전 △충남체험관은 도시복합재난 안전 △울산체험관은 산업안전체험시설로 특화돼 운영되고 있다.

국민들이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안전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2021년까지 7곳을 신설해 14곳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이동안전체험차량 7대를 보강해서 모두 49대가 운영된다.

생활응급처치 교육도 확대해서 21%인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생활응급처치교육도 골절과 화상 등 44개 분야로 세분화해 실효성 있게 추진하겠다."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119구급서비스 출동이 가장 많다

"1년에 292만여건이라는 출동건수가 말해주듯이 119구급서비스만큼 국민안전과 밀접한 서비스도 드물 것이다. 그동안 병원 전단계 응급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왔다.

앞으로 민간 헬기를 포함해 헬기 신고체계를 119로 단일화하고, 헬기 위치정보 등 운항관리를 통합해서 중증환자 우선 출동원칙으로 일원화를 추진한다. '범정부 헬기공동 활용체계 운영 지침'을 개정해 출동체계를 일원화하고 필요한 교육도 하겠다.

구급활동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119구급대가 모든 읍면 지역에도 배치될 수 있도록 구급대가 없는 95개 농어촌 지역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24개대와 구급대원 178명씩을 충원할 계획이다.

구급차 도착 전에라도 심폐소생술 등 긴급한 응급처치를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시행할 수 있도록 119안전센터나 지역대에 '펌뷸런스(소방펌프차에 구급대 기능 추가)'가 확대 운영된다.

1급 응급구조사의 응급처치 범위에 제약이 많다는 지적과 관련해 탯줄절단이나 약물사용 등 현장응급처치 범위 확대를 위해 시범 운영과 성과분석을 해서 '119구조구급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급대원 전문교육·훈련과정(13개)과 특별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구급지도 의사에 의한 지도·평가기능도 강화하겠다.

서울·부산·광주·인천·대구·경북·제주 등 7개 시도가 운영하고 있는 상황실·구급대·신고자 3자간 휴대전화 영상통화 응급처치 지도를 올해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다. 대한응급의학회와 협업해서 응급처치에 관한 품질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된다."

- 소방공무원이 건강해야 국민이 안전하다

"그동안 소방은 동경보다는 동정의 대상인 측면이 없지 않았다. 소방관에 대한 정체성을 회복하고 전문분야로서 소방이미지가 개선돼야 한다.

정서적·감정적 지지의 대상뿐만 아니라 사명감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헌신과 신뢰의 대상이 돼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의 이미지는 믿음직해야 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국민의 신뢰가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정체성 강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소방공무원 공·사상자를 줄이기 위해서 안전사고 조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위험요소 필수 확인 체크리스트를 개발해 유형별 위험요소를 사전 확인하는 제도도 강화하겠다. 잠재적 위험징후인 '아차사고(Near Miss)'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전파해 다양한 간접경험과 학습을 통해 안전관리가 체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소방공무원 심신건강 등 사후관리체계 강화를 위해서는 특수진료 중심의 복합치유센터를 2022년까지 충북 음성에 건립할 계획이다. 특수검진 추적관리와 현장활동때 유해물질 노출이력 관리 DB를 구축해 출동환경을 고려한 스트레스 관리·지원 등 상시 건강관리체계를 운영하겠다.

현장 활동 소방대원이 피해를 당하고도 법률적 지원을 못 받는 안타까운 사례가 없도록 고문변호사 법률자문, 심리·상담지원과 처벌 강화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 소방특사경에 의한 직접수사 확대와 폭행상황처리 요령 교육과정 등을 신설해 위해행위가 근절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정문호 제2대 소방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소방청

- 독립유공자 소방관 후손과 만났다

"지난 2월 27일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직계후손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과 정책 홍보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1906년 의병장 최익현과 더불어 전북 태인의 무성서원에서 의병을 일으키는 등 항일활동을 하다가 유배지에서 순국, 건국훈장독립장이 추서된 임병찬 선생님의 고손자인 세종소방본부 임동권 과장을 비롯해 30여명이 참석했다.

실제로 소방청에서 파악한 독립유공자 직계후손은 60여명이었다. 파악되지 않은 분이나 방계 후손에 해당되는 분들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숫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고난의 역사를 이겨내고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한 것은 오로지 조국만을 생각하신 순국선열의 고귀한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몸을 바치신 순국선열의 정신은 소방정신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방이 그런 정신을 계승해서 국민의 참봉사자로 거듭나는데 앞장서 줄 것을 다짐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 중앙소방학교가 공주로 이전한다

"충남 공주 사곡면에 건설되고 있는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는 2012년 사업을 시작해서 7년동안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해 12월에 준공됐다. 현재는 시설 인수에 필요한 점검과 시험가동 등을 진행하고 있고 거의 마무리 단계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전을 착수해서 5월 중에는 이전 개청식이 거행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

새로 이전하는 중앙소방학교는 225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고, 복합건축물 화재진압훈련장, 응급구조교육센터 등 39개동의 시설이 갖추어졌다. 국제수준의 실전훈련장이 확보돼 보다 현장중심의 고급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20년부터는 '중앙지휘역량강화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 통합지휘·소방지휘·상황관리 시뮬레이션 연동으로 출동대 단위의 실습훈련으로 고등현장지휘관 양성에 박차를 가하겠다."

▲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발행인(오른쪽)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 인터뷰를 마치고 집무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소방청
▲ 김창영 세이프타임즈 발행인(오른쪽)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세이프타임즈와의 특별 인터뷰를 마치고 집무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소방청

- 인명피해 저감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만 보면 거의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안전한 국가'라고 해도 잘못된 표현은 아니다. 인구 10만명당 화재사망자가 0.5명 정도로 유럽 선진국에 거의 근접해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방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예방 가능한 화재사상자 발생을 더 줄이겠다.

다중이용시설과 고령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요양병원 등 재난약자이용시설에서의 인명피해 위험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소방이 더욱 더 인명안전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에 비해 가연성 건축자재의 사용증가로 화재때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되고, 급격한 연소 확대로 대피가능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따라서 화재시에는 현장에 머물면서 불을 끄거나 신고하는 것보다는 우선 대피하는 것이 인명보호를 위해 더 중요하다. 이에 착안해 '불나면 대피먼저' 대국민 캠페인 사업을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화재때 우선 대피의 중요성과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홍보하고, 부실 비상구 단속과 관련 제도개선을 병행 추진해 인명피해를 줄이겠다."

재난사령탑의 임무는 무엇인가

"어느시대를 불문하고 소방정책의 제1순위는 국민에게 보다 나은 안전서비스를 제공해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제 소방청이 출범한지 19개월이 지났고 햇수로는 3년차에 접어들다. 그간 소방청이 자리를 잡고 기틀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나무가 성장을 하고 하나 둘 씩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것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하나둘씩 국민께 보여드려야 할 때다.

크게는 '육상재난총괄기관'으로서의 기본역량을 조직화하고 극대화해서 국민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화재를 비롯한 대형 사고를 예방하고 대비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

아울러 안전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노약자와 어린이, 임산부와 장애인 그리고 다문화 가정 등에 대한 맞춤형 안전대책에 많은 정성을 기울이겠다.

국민 안전의 큰 틀에서 소방의 위상에 대한 조직 정체성을 강화하고, 역량을 배가시켜서 우리나라의 소방안전도를 세계 최고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가 선언이 아닌 실제가 되도록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겠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 정책은 바로 국민 여러분들이 계신 토양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국민없는 소방은 존재할 수 없고 국민의 믿음과 적극적인 응원만이 소방을 성장시킬 수 있다. 우리 소방도 국민 여러분만을 생각하고 의지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 정문호 소방청장 △1962년 충남 논산 △대전 보문고 △충남대 화학과 △호서대 안전공학석사 △소방간부 6기 △내무부 예방과 △대전소방본부 소방행정·구급담당 △중앙소방학교 서무계장 △아산소방서장 △공주소방서장 △중앙소방학교 서무계장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과 계장 △대전소방본부장 △충남소방본부장 △인천소방안전본부장 △서울소방재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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