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화마와의 전쟁 ③] 가스계 소화설비 '오해와 진실'
[특별기획 - 화마와의 전쟁 ③] 가스계 소화설비 '오해와 진실'
  • 조용선 논설위원·소방기술사
  • 승인 2019.03.22 14:55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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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설비 시스템 구축 '안심하면 큰일'
설계농도시간 유지 못할 때는'무용지물'
소화성능 시험방법 '절차서' 마련 시급
▲  한 건물 전기실에 설치된 가스계 소화설비.  ⓒ 조용선 논설위원
▲ 한 건물 전기실에 설치된 가스계 소화설비. ⓒ 조용선 논설위원

스프링클러 설비는 일반 가연물 화재 발생 초기 소화와 경보에 가장 효과적인 자동 소화설비다.

그렇다면 △전기실 △발전실 △변전실 △축전지실 △통신기기실 △전산실 등 소화수를 수집·처리하는 설비가 없는 곳도 스프링클러가 재산과 인명을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일까.

특히 전기실 등에 적응성이 낮아 수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프링클러 보다는 △이산화탄소 △할론 △할로겐화합물 및 불활성기체 소화설비가 통상적으로 설치된다.

문제는 이들 설비가 스프링클러보다 최소 3배 이상의 구축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이처럼 고가의 가스계 소화설비가 화재가 발행했을 때 제대로 화마를 잡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화재발생 때 방사된 가스약제의 방호구역 내에서 '설계농도 유지시간'(Soaking Time, Retention Time, Hold Time)이 지켜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한 건물 창문 개구부가 유리 재질(왼쪽 사진) 인데다, 유리재질의 출입구에는 자동폐쇄장치가 없다. ⓒ 조용선 논설위원
▲ 한 건물 창문 개구부가 유리 재질(왼쪽 사진) 인데다, 유리재질의 출입구에는 자동폐쇄장치가 없다. ⓒ 조용선 논설위원

'설계농도 유지시간'이란 가스계 소화약제가 방사돼 가연물을 완전히 소화시킨 뒤 재발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지되는 시간을 말한다. 일반 가연물 화재는 소화 작용을 위해 가연물 내부로 침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말한다.

미국 방화협회 기준(NFPA Code)은 소화약제와 방호대상물별로 설계농도 유지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가스계 소화설비 소화방법은 가스약제별로 똑같지는 않다. 방호구역내 소화약제 농도가 설계농도에 도달됐다고 해도 즉시 소화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일정한 시간동안 설계농도를 유지해야 소화가 된다.

일반가연물 화재의 소화에 필요한 설계농도 유지시간은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로 20분이 걸린다. 할론 소화설비, 할로겐화합물 및 불활성기체 소화설비는 10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설치단계와 유지 관리 단계에서 설계농도 유지시간에 따라 소화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설치단계에서 국내 화재안전기준은 구체적인 시간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설계농도 유지시간을 설치와 유지관리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방호구역의 구획 재질은 가스방사 압력에 의한 파손과 온도상승에 의한 파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리를 사용한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개구부와 출입구에 자동폐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도 소화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 한 건물 출입구가 개방(왼쪽 사진) 돼 있고 건물 천정에 가스방호구역을 관통하는 배관의 마감이 미흡하다. ⓒ 조용선 논설위원
▲ 한 건물 출입구가 개방(왼쪽 사진) 돼 있고 건물 천정에 가스방호구역을 관통하는 배관의 마감이 미흡하다. ⓒ 조용선 논설위원

유지관리 단계에서 1년에 1회 이상 실시하는 작동기능과 종합정밀점검의 소방시설 자체점검 사항 등에 '설계농도 유지시간의 성능을 확인 확보하라'는 내용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구부와 출입구 개방 관리 △가스방호구역을 관통하는 배관, 케이블 시공에 따른 마감 미흡 등으로 설계농도 유지시간을 담보할 수 없다.

화재발생 때 정상적으로 시스템이 작동하더라도 방호구역에 방출된 소화가스가 △개구부 △출입구 △틈새 등으로 누출돼 소화에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따라 화재발생때 가스계 소화설비 실효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가스계 소화설비 소화성능 시험방법으로는 직접적인 전량 방출시험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기 오염물질 방출'이라는 환경문제를 비롯해 고비용, 시험절차의 난이성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직접적인 방출시험 보다는 간접적인 성능 시험방법인 '도어 팬 테스트(Door Fan Test)'를 의무화해야 한다.

방호구역내의 누설 면적과 설계농도 유지시간을 확인해야 소화성능도 보장할 수 있다. 가스계 소화설비의 소화성능 시험방법의 구체적인 '절차서'가 시급하다.

1년이나 2년에 1회 이상 절차서를 따른 객관적인 검증도 이루어져야 한다.

▲ 도어팬 시험장비(왼쪽 사진)와 가스 방호구역 출입구에 설치된 도어팬. ⓒ 조용선 논설위원
▲ 도어팬 시험장비(왼쪽 사진)와 가스 방호구역 출입구에 설치된 도어팬. ⓒ 조용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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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공상종 2019-03-24 08:11:06
복잡하지만 안전을 위해 그 정도는

Peter 2019-03-24 06:48:13
불이 안꺼지게 설치하면 그 어떤 소화설비도 불이 안꺼지겠지요.

Ksy1146 2019-03-23 14:21:13
시설이좋다 하여도 사용할줄 아라야 하므로 사용법등 훈련이필요하다

키다리 2019-03-23 11:11:55
설계농도시간 어려워요ㅠㅠ

정이신 2019-03-22 17:23:04
기본 설계와 검증부터 제대로 해야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