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편의 영화가 일본 열도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나가타 히데오 감독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본 중견 출판사 타카라지마사가 주최한 제15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에 선정된 동명 미스터리 소설을 전격 영화화한 작품이다.

IT기기에 익숙한 현대인이 접할 수 있음직한 공포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충격적인 소재 발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생활 침해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 '왜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방법으로 나름의 해답을 주기에 충분하다.

▲ 임홍철 정보안전팀장
▲ 임홍철 정보안전팀장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은 평소와 다름없는 어느날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잃어 버린다.

황급히 찾아보지만 스마트폰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주인공은 낙담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여느 일상에서도 발생하는 상황으로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한다.

우연히 주인공의 스마트폰을 습득한 누군가가 스마트폰을 해킹해 그 속에 담긴 내용을 입수한다. 

주인공과 그 연인의 평온했던 일상이 파괴되고, 악몽과도 같은 공포의 시간들이 시작된다는 것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원작은 동명의 소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제목이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제목만으로도 이 영화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현대생활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의식없이 스마트폰에 자신과 타인의 정보, 사진, 영상 등 중요한 내용을 넣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내용들이 타인의 손에 들어갔을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점을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러한 영향이었는지 영화는 일본에서 상영되자마자 화제가 돼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평상시 사용하던 스마트폰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 공포와 비극적 상황이 사람들에게 혹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주었을 것이다.

동시에 편리하게만 사용하던 스마트폰이라는 존재를 다시 보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모두가 스마트폰 없는 생활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중독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지금이다.

스마트폰을 잃어 버리면 '삶의 한구석에 구멍이 뚫린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가끔은 남이 보면 안될 내용도 스마트폰에 스스럼없이 저장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나만 볼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하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삶을 파괴하고 송두리째 뒤흔드는 비극과 공포는 삶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한편의 영화로 인한 충격이 사회 전반, 아니 세계 전반에 걸쳐 스마트폰이라는 생활기기에 대한 무관심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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