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 당국 안일한 대응도 '도마'

▲ 이스타항공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인수한 국내 첫 B737-맥스 8 여객기. ⓒ 이스타항공
▲ 이스타항공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인수한 국내 첫 B737-맥스 8 여객기. ⓒ 이스타항공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이 세계적으로 운항중단 조치가 내려진 '보잉 737맥스(Max)' 기종에 대해 10일 이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로 지목된 소프트웨어는 '조종특성 향상시스템'(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이다. 난기류 상황에서 항공기의 급하강을 막아주는 일종의 운항정지 방지 시스템이다.

4개월여 사이에 재발한 '737맥스8' 기종의 추락 참사가 MCAS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그레이드 비용은 항공기 1대당 200만달러(2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737맥스 371대가 각국 항공사에서 운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10억달러(1조1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은 자체적으로 MCAS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AA는 잇단 추락 참사로 이어진 '737맥스8' 24대를 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MCAS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면, 추가적인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잉은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보잉 737맥스8' 여객기의 추락으로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자 연말까지 해당 소프트웨어의 갱신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잉측은 아메리칸·사우스웨스트항공의 조종사들과 면담하고 "연말까지 조종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의 같은 기종이 추락하면서 탑승자 157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보잉의 '늑장 대응'이 결과적으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작년 말 불거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보잉과 협의하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업무가 전반적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소프트웨어 갱신 작업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 항공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FAA는 참사 사고 직후 "737맥스8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airworthy) 기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잉 공포'가 증폭하고 해당 기종의 운항중단 결정이 잇따르는 상황과는 너무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불자 뒤늦게 운항중단 조치를 단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항공안전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FAA 영향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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