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화마와의 전쟁 ②] 멀쩡한 스프링클러가 안 터지는 이유
[특별기획 - 화마와의 전쟁 ②] 멀쩡한 스프링클러가 안 터지는 이유
  • 조용선 논설위원·소방기술사
  • 승인 2019.03.14 14:13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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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부품 헤드 함몰·고정불량·이물질 주요인
시공업체 '국가적 기준' 없어 '부실시공' 유발
ⓒ 조용선 논설위원·소방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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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할 때 스프링클러 설비의 정상적인 작동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는 물론 생사도 엇갈리게 된다.

2017년 12월 21일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제천 스포츠타운 참사는 총체적인 인재였지만, 일차적으로 화재가 시작된 반자 속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초기에 소화가 되지 않아 화세 확산을 막지 못했다.

한 달 뒤 39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부상을 입은 밀양 세종병원은 아예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9일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도 화재 현장은 스프링클러가 아예 없었다.

하지만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고층 건물 화재는 대부분 큰 피해없이 진화됐다. 지난해 12월 25일 부산의 한 30층짜리 아파트 화재는 경보기가 울리고 스프링클러가 작동, 5분만에 불이 꺼졌다. 복도에 있던 쓰레기 바구니가 타고, 벽면 일부가 그을리는 적은 피해에 그쳤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스프링클러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화재발생 초기에 소화와 경보도 겸할 수 있어 근린생활시설·아파트·호텔·백화점 등에서 가장 효과적인 자동소화설비로 '공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상적으로 설치된 '생명의 수호천사' 스프링클러가 터지지 않는다면, 스프링클러가 터져도 물이 제대로 뿌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세이프타임즈(www.safetimes.co.kr)가 <특별기획-화마와의 전쟁 ②>를 통해 현행 스프링클러 설치에 대한 문제점 분석하고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지 않을 대안을 제시한다.

ⓒ 조용선 논설위원·소방기술사
ⓒ 조용선 논설위원·소방기술사

스프링클러는 '폐쇄형 헤드'를 사용하는 습식·건식·준비작동식·부압식과 '개방형 헤드'를 사용하는 일제살수식이 있다.

소화와 경보의 신뢰성이 가장 우수한 것은 '습식 스프링클러'다. 아파트·호텔·백화점 등의 거실에 대부분 습식스프링클러 설비가 있다.

문제는 이 설비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정작 물이 제때 쏟아지지 않거나, 아예 나오지 않거나, 살수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아파트·호텔·백화점 등의 반자(천장)가 설치되는 곳의 대부분에 '폐쇄형 하향식 헤드'를 채택하고 있다. 살수분포에 장애는 없는지, 얼마나 빨리 헤드가 개방되느냐가 설비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 설치된 헤드를 살펴보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채 시공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방수 성능이 제대로 안 나오는 이유는 △헤드 함몰 △고정불량 △이스커션(Escutcheon) 문제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공 당시부터 '부실시공'이 이루어졌으니,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물이 제대로 뿌려지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화재발생때 열에 의해 헤드 감열부가 녹아 탈락하면 반사판이 내려오게 된다. 결국 반자에 함몰 설치된 헤드는 제품 승인기준에 적합한 살수분포를 하지 못하게 된다.

건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유지관리를 위해 반자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하중에 의해 처짐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고정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헤드가 개방돼 물을 살수할 때 반발력에 의해 화점에 제대로 물을 뿌릴 수 없거나 심한 경우 반자 안쪽에 물을 뿌리게 된다. 

반자에 함몰돼 설치된 헤드는 화재발생 초기에 열에 의해 헤드의 감열부에 열전달이 지연, 개방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감열부에 페인트 도색 등 이물질이 있어도 헤드 개방을 지연시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헤드 개방시간 측정 기준에서 특정소방대상물의 헤드설치상태(헤드까지 물이 채워진 상태)와 같이 동일하지 않을 경우 실제 화재발생때 헤드 개방이 지연될 수 있다.

헤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미관을 위한 이스커션을 내열성이 약한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헤드가 개방되기 전에 녹아내려 방수 패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심한 경우 방수 불능이 된다.

전국에 설치된 헤드 10~30% 정도는 이처럼 설치 초기부터 이같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재발생때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헤드 함몰과 고정불량이 발생하는 것은 시공·유지관리에 따른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스프링클러 헤드의 살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헤드 설치때 함몰이 되지 않도록 고정방법과 관리 방안의 구체적인 '절차서' 마련이 시급하다. 현장은 지금도 제조·시공사 시방서 기준이 제각각 적용되고 있다. 국가적인 기준 마련과 설치장소에 적합한 고정장치의 개발과 보급도 시급하다.

이스커션 재질도 헤드 개방온도를 고려해 난연·준불연·불연 등으로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개방시간 지연 측면에서 헤드설치때 함몰과 감열부에 이물질 부착 관련, 고정방법과 관리방안의 구체적인 절차서가 마련돼야 한다.

헤드 시험기준은 특정소방대상물의 헤드설치상태(헤드까지 물이 채워진 상태)와 같이 동일하게 시험을 해 개방시간이 지연이 되는 경우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

ⓒ 소방산업기술원 소방기술세미나 자료
ⓒ 소방산업기술원 소방기술세미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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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공상종 2019-03-15 09:59:00
스프링쿨러만 제대로 작동해도

윌리엄스 2019-03-15 09:16:49
건축물 준공 후 인테리어 변경하면서 스프링클러 헤드가 숨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프링클러 헤드 품질도 더욱더 향상되어야 합니다.

이히자인 2019-03-15 10:12:29
보완할 건 보완하면 되지만 제대로 시공을 안하는 게 더 문제인 거 같습니다.

용만이 2019-03-14 14:24:00
화재시 급박한 상황에서 터지는 스프링쿨러가 안터지다니 정부KS 마크가 없는 불량품으로 하다니 생산업체로 하여금 손해보상 청구하여야하며 처벌 하여야한다.

정이신 2019-03-15 06:40:14
좋은 글 고맙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이렇게 전문가들이 자세히 말해주지 않으면 일반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