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애월읍 고대리마을 앞 바다에 생활 쓰레기가 떠 다니고 있다. ⓒ 서석하 기자
▲ 제주 애월읍 고대리마을 앞 바다에 생활 쓰레기가 떠 다니고 있다. ⓒ 서석하 기자

전남지역 청정해역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들이 매년 1만톤이 넘는다. 수거한 쓰레기를 운반할 곳도, 처리할 시설도 없어 섬과 해변 등에 방치되고 있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지역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2만6000톤, 수거량은 2만1000톤으로 수거율은 79%에 달한다.

전남도의 설명대로라면 수거율은 전국 1위 수준이다. 하지만 발생량이 수거량보다 많고 과거부터 남아있던 현존량이 8만7000톤에 달해 해양쓰레기는 줄지 않고 있다.

수거를 해도 운반·처리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 적극적으로 치우지도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선박을 이용하기에 일반 쓰레기보다 운반비용이 2배 이상 든다.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해양쓰레기를 누가 치워야 하는지, 책임소재 조차 명확치 않아 지자체 사이에 관할 논란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쓰레기를 운반해와도 처리할 시설이 없어 애써 수거한 해양쓰레기가 섬이나 뭍에서도 또 쓰레기로 쌓이고 있다.

▲ 최형석 산업안전부장
▲ 최형석 산업안전부장

전남 완도 보길도 어민들은 "바다를 나가보면 쓰레기가 섬이나 해변 한쪽 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저걸 치우지 못하니 섬이 쓰레기장이 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청은 "군비를 들여 처리해야 하는데 열악한 지자체 형편으로는 쓰레기 처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쓰레기 운반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요 섬에 해양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하는 방안은 10년째 진척없이 제자리걸음이다.

사업추진을 위한 국비확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폐기물 처리장 설치로 양식장 오염이나 지역 이미지 훼손 등을 막을 대책이 없어 주민 설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말 해양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도와 시군, 유관기관, 단체 등이 전담 TF를 구성해 운영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해양쓰레기는 지자체의 수거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수거량도 상당해 수거율에 대한 체감도 다르다. 용역업체가 추정하는 쓰레기 발생량도 현장과는 차이가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양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막상 어디에 처리시설을 놓아야 하는지는 서로 마음이 다르다"며 "해양쓰레기 제로화를 위해 올해 사업비로 253억원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해양쓰레기는 산업화에 따른 부산물이다. 쓰레기 문제는 광역단체·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쓰레기 문제는 불법배출과 무단투기 등 배출 주체와 시민양심만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

정부와 지자체, 시민이 모두나서 '생명의 바다' 먹을거리의 보고를 지켜야 한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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