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을 다녀와서

고인이 되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말 중에 대도무문(大道無門)이 있다.
국민들에게 이처럼 많이 알려진 말도 흔치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진체나 요의를 알기도 어렵고, 실행은 매우 어려운 것이리라.
나라의 큰 어른께서 유택으로 뫼셔지는 날, 길한 서설이 산야를 포근히 덮었다.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했다. 쌀쌀하고 바람결이 사납다.
전남 담양군 대덕면 출신 향우회원을 만났다. 애도하는 표정이 역력한 걸 보니 뭉클했다. 온몸을 스쳐가는 전율이 느껴왔다. 
이택종 회장(53. 전 공무원)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고, 화합과 통합의 기르침을 후인에게 남기고 떠난 대통령의 크고 높은 뜻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크고 바른 길은 별다른 쪽문들이 불필요할 것이다. 불가에서 수행인들에게 처음 쓰이던 말이 세속에서도 천년 넘게 유효하게 쓰인다는 것은 진리가 아닐까 싶다.
큰 가르침을 알아보고 실행하는 것이 대도가 아닐까. 여의도의 대로처럼 큰 길에 무슨 쪽문이 필요하겠는가. 돌아오는 걸음이 가볍다.
후세 사람들을 화합시키고, 영면하신 대통령님 이젠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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