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찾아 먼바다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무적호'
갈치 찾아 먼바다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무적호'
  • 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승인 2019.01.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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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사고 난 무적호.
▲ 전복사고 난 무적호.

"내일도 모레도 출조합니다."

11일 오전 5시쯤 욕지도 남쪽 80km 해상에서 여수 선적 9.77톤급 낚시어선 무적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무적호에는 선장을 포함해 14명이 타고 있었는데 12명이 구조됐지만 2명이 숨졌고 2명은 실종상태다.

9.77톤으로 18명의 낚시객을 태울 수 있는 무적호는 지난해 1월 말께 처음 출항한 낚시어선으로 현재 매물로 내놓여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상태였다.

여수 국동어항단지 사무실을 두고 다른 두 척의 배와 한팀을 이뤄 갈치낚시를 1년 내내 나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한반도 주변 수온이 오르면서 난대성 어종인 갈치 어획량이 크게 늘어 갈치낚시는 강태공들의 인기 출조 코스다.

수일 전에 평일 17만원, 주말 18~20만원을 미리 입금해야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하고 나서도 좋은 자리를 맡아 낚시를 즐기기 위해 바둑알로 자리를 추첨하기도 한다.

서울·경기 등 지역에서 관광업체가 운영하는 출조 버스를 타고 여수까지 찾는 낚시객들도 많다.

야행성 어종인 갈치낚시는 통상 오후 1시께 출항에 밤새 집어등을 밝히고 진행된다.

무적호도 사고가 나기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1시 20분께 여수 국동항을 출항해 먼바다까지 나가 새벽에 돌아오던 길에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사고를 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잔잔해진 바다 상황에 갈치 낚시객을 모집하는 무적호의 홍보 게시글에는 "내일도 모레도 출조합니다"는 글이 선명하게 적혔지만, 무적호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통상 겨울철은 갈치낚시 비수기다.

난대성 어종인 갈치가 5~6월쯤 여수 인근 해역까지 올라왔다가, 겨울철 11~12월부터는 따뜻한 바다를 찾아 제주도 근해까지 내려감에 따라 여수 지역 낚싯배 90%가 겨울철에는 갈치낚시 영업을 중단한다.

그러나 나머지 10% 낚시어선들은 '멀어도, 추워도, 적게 잡혀도' 갈치낚시를 하려는 수요를 쫓아 1년 내내 갈치낚시 영업을 계속하기도 한다는 게 여수 쪽 낚시어선 선장들의 전언이다.

무적호도 그런 배 가운데 한척이었다.

무적호를 운영하는 낚시업소는 매일매일 갈치낚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게시했는데, 겨울철에 그만한 크기와 어획량을 기록하려면 먼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여수 지역 낚시어선 선장들은 입을 모았다.

구조된 낚시객 다수가 "다른 상선과 충돌한 것 같다"는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자, 일부 낚시 선장들은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혀를 찼다.

겨울철 갈치낚시는 먼바다로 내려간 갈치를 찾기 위해 멀리 나갈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도 경계나 영안 12마일 이내 조업 조건을 어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무적호가 먼바다로 몰래 나가 조업하기 위해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아 어두운 새벽 시간 무적호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다른 선박과 충돌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를 진행해봐야 한다"며 "일단은 실종자 수색이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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