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구 KT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광케이블·동케이블 등을 태우고 10시간만에 진화됐다. 26일 KT아현지사 인근에는 복구를 위한 케이블들이 놓여져 있다. ⓒ  전지선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구 KT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광케이블·동케이블 등을 태우고 10시간만에 진화됐다. 26일 KT아현지사 인근에는 복구를 위한 케이블들이 놓여져 있다. ⓒ 전지선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제62회 이낙연 국무총리를 주재로 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논의를 거쳐 통신재난 방지와 통신망 안정성 강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지난달 24일 KT 아현지사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서울 5개 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 시민들은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었고 소상공인들은 통신장애로 인해 카드결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매출액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재난이 국민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현장실태 조사와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TF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통신재난 방지와 통신망 안정성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법령 개정을 통해 500m 미만 통신구도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고, 통신사는 법령 개정 전이라도 500m 미만 통신구에 대해 법령에 따른 자동화재탐지설비, 연소방지설비 등을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또, 현재 선언적이거나 권고사항으로 돼 있는 주요 통신시설에 대한 화재·수해·지진 등 재난예방에 대한 상세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중요 통신시설(A~C급)에 대해서만 2년에 걸쳐 실태점검을 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가 등급기준에 따라 등급을 자체 분류하고, 이에 대한 적정성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통신시설 관리체계에 공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주요 통신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점검대상을 일반 재난관리 대상시설을 D급까지 확대하고, 점검 주기(A·B·C급: 2년→1년, D급: 2년 신설)도 단축한다.

이번 통신구 화재에서 통신국사의 통신망 우회로가 확보돼 있지 않아, 한 통신국사의 장애가 인근 통신국사에 영향을 미쳐 통신재난 피해지역의 범위가 넓어졌다. 이로 인해 통신망이 핵심 인프라가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통신재난 발생 때 통신망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D급 통신국사까지 통신망 우회로를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 통신국사간 통신망 우회로 확보 방안. ⓒ 과기정통부 자료
▲ 통신국사간 통신망 우회로 확보 방안. ⓒ 과기정통부 자료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통신망 복구과정에서 전화나 카드결제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국민들이 알지 못했고, 관련 안내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대책이 부족했다"며 "통신사간 협력방법과 절차 등에 대한 사전 약속이 없어, 재난 때 통신사 간 협력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통신재난때 긴급전화 사용법이나 행동지침 등 이용자 행동요령을 마련해 홍보하고, 옥외전광판·대중교통 등을 활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재난경보를 실시할 예정이다.

통신사는 통신재난 때 이용자가 기존 단말을 통해 타 이통사의 무선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로밍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재난 지역에 각 통신사가 보유한 Wi-Fi망을 개방해 인터넷, 모바일 앱전화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대책의 첫 후속조치로 과기정통부와 통신사간 협력방안 논의 간담회를 27일 오후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과기정통부와 통신사는 통신재난 대비와 상황 발생 때 신속한 극복을 위해 마련된 이번 대책에 공감했고, 재난 상황에서 통신사간 로밍, Wi-Fi망 개방 등 상호협력 방안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번 KT 통신구 화재사고로 그동안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 구축으로 편리함을 누려온 반면, 통신재난에는 대비가 부족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전에 미흡한 부분은 강화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통신망 구축을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구 KT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광케이블·동케이블 등을 태우고 10시간만에 진화됐다. 지난달 26일 관계자들이 KT아현지사 앞에서 복구를 하고 있다. ⓒ 전지선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구 KT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광케이블·동케이블 등을 태우고 10시간만에 진화됐다. 지난달 26일 관계자들이 KT아현지사 앞에서 복구를 하고 있다. ⓒ 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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