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유방암센터 정준 교수(왼쪽부터), 안성귀 교수, 배숭준 교수. ⓒ 강남세브란스
▲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유방암센터 정준 교수(왼쪽부터), 안성귀 교수, 배숭준 교수. ⓒ 강남세브란스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술 중 방사선 치료법'(Intraoperative Radiotherapy, 이하 IORT)이 국내 유방암 환자에게도 실제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껏 IORT 안전성과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모두 유럽인이 대상이었고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연구가 시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에 준하는 효과는 내면서도 치료 기간은 단축하고, 불필요한 방사선 치료는 줄일 수 있어 환자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유방암센터 정준·안성귀·배숭준 교수 연구팀은 유방 보존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 198명을 대상으로 IORT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 등을 조사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대개 유방암은 환자의 유방 보존이 가능한 경우 최대한 유방을 보존한 채 암 조직을 절제한 후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유방 보존 수술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지만 수술 후 방사선 치료가 필수적이다.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암의 국소 재발률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술 후 방사선 치료가 원래 종양이 있던 자리에만 국소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방 전체에 방사선을 조사해야 하고, 고용량의 방사선을 한 번에 조사할 수 없으므로 치료기간도 길어진다.

IORT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법이다. 유방 보존술을 실시한 후 수술실에서 곧바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것으로, 수술 부위에 방사선을 쪼인다.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은 물론 치료 기간도 단축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다만 이 치료법이 유럽을 중심으로 도입돼 한국인에게도 효과를 내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198명에게 IORT를 시행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기존 방사선 치료와 견줘도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는 33명(16.7%)으로 기존 방사선 치료의 합병증 발병률 15%와 유사한 수치다.

정준 교수는 "IORT는 수술 중 고용량의 방사선을 쬐어 추가 방사선 치료 기간을 대폭 줄이고 필요한 부분에만 국소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에게도 큰 문제 없이 IORT를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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