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의 위험성 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핑크뮬리'가 대중의 큰 인기를 얻어 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로 심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주도로 핑크뮬리를 심은 면적은 11만1988㎡로, 축구장 면적의 15.7배에 달한다.

개인이 수입해 심은 것까지 고려하면 국내 핑크뮬리 재배 면적은 이보다 훨씬 넓을 것으로 보인다.

핑크뮬리는 북아메리카 원산 벼과 식물로 미국과 멕시코 등에 분포하고 있고 한국에 들어온 지는 4년째다. 원예종으로 수입돼 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관광지 중심으로 빠르게 식재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핑크뮬리가 국내와 기후·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외래식물이고 생명력이 강해 국내 토종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아직 별도의 모니터링은 하지 않지만 분포·확산 양상, 국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위해성이 큰 것으로 드러나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창현 의원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식물을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심어 우려스럽다"며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환경부가 지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