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생존·사망 확인되면서 실종자 수 계속 오르락내리락"
트럼프 이번 주말 피해지역 방문 … 산불 진화율은 40~60%

▲ 산불로 폐허가 된 미 캘리포니아 파라다이스 마을
▲ 산불로 폐허가 된 미 캘리포니아 파라다이스 마을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산불 피해지역에서 15일(현지시간) 하루 시신 7구가 더 수습돼 사망자가 63명으로 늘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뷰트카운티 경찰국의 코리 호네아 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추가 수색을 진행한 결과 사망자가 7명 더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재난 역사상 기존의 최대 인명 피해였던 1933년 로스앤젤레스(LA) 그리피스파크 산불 당시 사망자 29명의 갑절을 넘는 숫자다.

경찰은 또 이날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실종자 수가 전날 290여 명에서 이날 오후 6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호네아 국장은 "실종자 리스트에 631명이 올라와 있는데 그 숫자는 계속 바뀌고 있다"면서 "연락이 되면서 생존이 확인되거나 사망자로 신원이 확인될 때마다 숫자가 왔다갔다 한다"라고 설명했다.

호네아 국장은 "담당자들이 밤새 실종자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오래 기다리는 것보다 정보를 갖고 있는 편이 낫다"라고 말했다.

▲ 대형산불이 휩쓸고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불에 탄 건물 잔해를 샅샅이 뒤지며 산불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색하고 있다.
▲ 대형산불이 휩쓸고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불에 탄 건물 잔해를 샅샅이 뒤지며 산불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색하고 있다.

뷰트카운티는 은퇴자, 노년층, 지체장애인이 많은 데다 산불로 전력 공급이 끊기고 주민 대다수가 대피하면서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견된 사망자는 파라다이스 마을과 메갈리아 지역에서 각 3명, 콘카우에서 1명 나왔다.

경찰은 사망자 63명 중 5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는 1989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일어난 로마 프리타 강진(규모 6.9)으로 인한 사망자 수(63명)와 같아졌다고 샌프란시스코 현지 매체가 전했다.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290㎞ 떨어진 뷰트카운티에서 발화한 캠프파이어와 남부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말리부, 벤투라카운티에서 일어난 울시파이어, 힐파이어로 이날까지 모두 66명이 사망했다.

▲ 잿더미만 남은 마을
▲ 잿더미만 남은 마을

특히 캠프파이어로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 전체가 소실되면서 이 지역에서만 단일 산불로 주 재난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인 6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전소된 가옥은 9700여채, 건물을 더하면 1만1000여채에 달한다.

여전히 실종 상태의 주민이 많아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뷰트카운티 경찰국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분석회사인 ANDE 전문가들을 동원해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부 말리부 주변 산불로는 3명이 사망했다.

서울시 면적에 거의 맞먹는 570㎢의 산림과 주택가, 시가지를 태운 캠프파이어는 현재 진화율이 40%에 달하고 있다. 남부 울시파이어는 진화율이 60%에 육박하고 있다.

벤투라카운티 산타폴라 인근에서는 또 다른 산불이 발화해 100에이커를 태웠다. 바람이 현저히 줄어들어 산불의 기세가 강하지는 않다고 현지 소방국은 전했다.

▲ 트럼프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역대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미 캘리포니아주 산불 피해 지역을 이번 주말에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을 찾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산불로 영향을 받은 주민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산불 발화 초기에 주 정부의 부실한 산림 관리 탓에 수십억 달러씩 연방예산을 쏟아붓는데도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트윗을 올려 반발을 사기도 했다.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관 노조가 최악의 산불 와중에 연방지원 중단을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은 것이라고 비판했고, 캘리포니아에 사는 유명 연예인들도 무심한 언급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
▲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

현장을 찾은 라이언 징크 미 내무장관은 LA 북서쪽 벤투라카운티에 산사태 발생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산불로 수풀이 타버리면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해에도 대형 산불과 산사태가 악순환처럼 연달아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를 낸 적이 있다.

북 캘리포니아에서는 산불 연기로 모두 9개 카운티의 상공을 자욱하게 덮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과 새크라멘토 인근 학교 수업이 대부분 취소됐다.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케이블카도 나쁜 공기 질 때문에 운행을 중단했다.

한편, 이번 산불 발화에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전력회사 PG&E(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의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PG&E 주가는 이날 하루 29.5%나 폭락했다.

월가에서는 PG&E가 산불 피해 주민들의 집단 소송에 직면해 재정적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지역에서 가까운 치코에서는 총격 사건도 벌어졌다.

뷰트카운티 경찰은 남성 한 명이 총을 쏘고 도주하다가 경찰관의 대응 사격에 숨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산불로 피신한 주민들이 대피하는 지역에 약탈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현장 수색
▲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현장 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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