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홍천소방서 대원들 모습. 김덕성 소방교(왼쪽), 김인수 소방위. ⓒ 홍천소방서
▲ 화재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홍천소방서 대원들 모습. 김덕성 소방교(왼쪽), 김인수 소방위. ⓒ 홍천소방서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었던 아이는 대원들의 빠른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 덕에 의식을 회복했다.

구조 과정에서 소방대원이 뺨에 2도 화상을 입기도 했지만 대원들은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하길 바란다"며 아이를 먼저 걱정했다.

29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5시 18분쯤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났다.

홍천소방서 진압대원과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거실과 베란다에 화염과 연기가 치솟아 내부 진입이 어려운 최성기 상태였다.

대원들은 집에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인명구조 2개조 4명, 화재진압 1개조 2명으로 나눠 진압 팀의 엄호 속에 아이 구조에 나섰다.

열기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김인수 소방위와 김덕성 소방교가 이불 위에 쓰러져 있는 아이를 발견, 보조 마스크로 산소를 제공하며 안고 나왔다.

구조때 아이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병원 이송 중 경련과 구토 증상을 보였다.

여소연 구급대원은 산소투여, 심전도 검사, 기도 내 흡인을 하며 쇼크에 대비해 자동제세동기 패치 준비 등 응급처치를 해 병원 도착 전 아이의 의식을 확보했다.

여 대원은 "구급차 안에서 아이의 의식이 돌아와 다행"이라며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 구조 과정에서 화재진압과 구조대원 엄호를 맡았던 박동천 소방장은 안전 장구를 착용했음에도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착용했던 헬멧은 화염에 녹아내려 새카매졌고, 반듯한 면은 사라지고 울퉁불퉁하게 변했다.

박 소방장은 "무엇보다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며 "화상을 입긴 했지만 걱정할 만큼 심하지 않고 치료를 받았으니 괜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중 홍천소방서장은 "박 소방장이 얼굴에 붕대를 하고 있길래 깜짝 놀라 물었더니 현장에서 조금 다쳤어요 라며 씩 웃더라"며 "직원들도 무사하고, 아이도 의식을 회복해서 너무 고맙다"고 안도했다.

이날 화재는 집 110㎡를 태워 4200만원 재산피해를 내고 3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과 경찰은 정밀감식으로 화재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 소방대원의 헬멧이 화염에 녹아 내렸다. ⓒ 강원도소방본부
▲ 소방대원의 헬멧이 화염에 녹아 내렸다. ⓒ 강원도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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