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일전쟁, 국민의 탄생(오타니 다다시 지음·이재우 옮김·오월의봄·396쪽·1만7000원) = 근대에 일본이 처음 치른 대외전쟁인 청일전쟁을 언론과 민중 관점에서 조명한 책. 저자인 오타니 다다시 일본 센슈대 교수는 근대사와 미디어사 전공자다. 당시 청일전쟁을 바라본 일본인 시각은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가 지칭한 '문야(文野)의 전쟁'이라는 용어에 잘 나타난다. 일본은 문명, 청은 야만으로 간주하면서 전쟁 참여를 독려했다. 저자는 청일전쟁의 최대 희생 집단은 동학 농민군으로, 사망자가 5만 명에 육박했다고 추정한다. 일본군이 동학 농민군을 상대로 사용한 전략은 모조리 살육하는 것이었다. 그는 1894년 시작해 1895년에 끝난 청일전쟁으로 인해 일본에 국민 개념이 생겨났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저자 분석이다. 그는 "어떤 이는 전장에서 병사·군부로서 전쟁을 체험했고, 후방 지역 사회에 남은 압도적 다수는 다양한 언론매체가 전하는 정보를 통해 전쟁을 체험했다. 이들의 전쟁 체험과 전후 전몰자 추도, 전쟁 중에 친숙해진 '군인 천황'상에 대한 숭배를 통해 근대 일본의 국민이 형성돼 갔다"고 강조한다.

■ 리시아스와 안티스테네스(양승태 지음·이화여대출판문화원·496·3만원)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앎과 잘남: 희랍 지성사와 교육과 정치의 변증법'(2006), '소크라테스의 앎과 잘남: 대화, 아이러니, 시민적 삶, 그리고 정치철학의 태동'(2013)에 이어 세 번째로 쓴 고대 그리스 지성사 연구서.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알려진 리시아스와 사변적 지식인으로 평가되는 안티스테네스의 행동과 사유를 분석했다. 저자는 리시아스가 작성한 연설문을 고찰한 뒤 그의 사상이 정치철학사 발전 흐름에 일조했다고 설명하고, 안티스테네스 역시 도덕적 이념의 실체와 국가 본질에 대한 개념적 성찰을 시도해 성과를 남겼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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