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부터 C형간염에 대한 전수감시가 시작되면서 환자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전수감시 1년 만에 환자 1만명을 넘겼고, 올해 8000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10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군 감염병인 C형간염 발생 건수는 전수감시가 시작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 동안 1만1180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해 전수감시가 시작된 6월부터 12월까지는 6396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는 8368건의 C형간염 환자 발생이 보고됐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C형간염 환자 수는 1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전수감시 이후 환자가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의료계에서는 아직도 '숨겨진' C형간염 환자가 적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국내 C형간염 환자는 3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16년 기준 5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치료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본인도 모르게 감염돼 자각하지 못하고 방치된 상태라는 의미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악화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C형간염의 특성 탓이다.

이 때문에 대한간학회 등은 국가건강검진 시스템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추가해 잠재 환자를 발굴하고 혹시 모를 바이러스 확산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형간염은 한번 감염되면 만성화하기 쉽고 간경변, 간암 등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지만 예방 백신이 없다. 이 때문에 국가검진 도입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만 지역사회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김영석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간염은 대부분 무증상이므로 간 경변, 간암 등으로 악화하기 전에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기존 국가검진 시스템에 연계해 C형간염 검사를 진행한다면 효율적인 예방과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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