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이슈분석 <4> 미국선 소방대원 삶 다룬 드라마 인기

미국에서는 소방대원의 삶을 주제로 다룬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시카고파이어(Chicago Fire)와 레스큐미(Rescue Me)다.

먼저 시카고파이어는 시카고소방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방대원과 구급대원의 이야기를 다룬 본격 소방드라마로, 현재 NBC에서 시즌4가 절찬리에 방영중이다.

이 드라마는 소방대원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투철한 직업관을 다루고 있다. NBC 드라마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으며, 몇 차례 상도 수상한 적이 있는 웰메이드(well-made)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건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한편 레스큐미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년 동안 방영된 드라마로, 911 테러 이후 살아남은 뉴욕소방대원들이 순직한 동료소방대원을 잃은 죄책감과 상처로 고통 받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2004년 방영되었던 시즌1은 당시 케이블 드라마 중 ‘18세부터 49세 남성 시청률’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총 시즌 7까지 제작되었으며, 9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소방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은 작품자체가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는 부분이 사람들로 하여금 채널을 고정시키게 만든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이란 나라의 건립초기부터 봉사정신을 실천한 의용소방대원들의 공헌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서, 소방대원들이 이웃사랑의 소중한 가치 실천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고귀함까지 더해져 사회적으로 소방대원들에 대한 존경과 예우가 높은 것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소방을 다룬 드라마가 이렇게 흥행을 하는 것을 보면 국적을 떠나서 소방관이라면 누구라도 부러워 할만하다.

오래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소방을 다룬 시사프로그램이 있었다. 1994년 K본부에서 제작한 ‘긴급구조 119’라는 작품인데, 당시 M본부에서 만든 ‘경찰청 사람들’과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면서 평균 25%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소위 대박작품으로 평가받았다.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리베라 메’, ‘싸이렌’, ‘반창꼬’, ‘타워’와 같이 소방을 다룬 영화들이 몇 편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소방만큼 인생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일터가 있을까. 매 순간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 사랑하고, 때론 다투면서 그렇게 신뢰를 쌓아간다. 가슴 찢어지는 슬픔과 기쁨의 순간이 교차할 때에는 모두를 감동시키는 한 편의 드라마가 연출되기도 한다.

요즈음의 소방을 보면 필자가 소방에 입문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 소방대원들의 외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자신만의 똑 부러진 소신과 철학으로 어려운 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마치 사계절을 보내며 잘 익은 과일처럼 달고 맛있는 인생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비록 직업은 소방대원이지만, 어떤 이는 노래로, 문학으로, 혹은 마술로 소방대원의 삶을 또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그들 모두가 1인 2역을 담당하는 인생이란 영화의 주인공이 아닐까.

2013년 S본부에서 제작한 ‘심장이 뛴다’라는 예능프로그램도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6명의 연예인들이 일선 소방서에서 현직 소방대원들과 함께 근무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내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불법주차로 화재현장 출동이 지연되는 모습이 나올때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고, 마치 홍해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처럼 구급차를 위해 자동차들이 길을 터주는 장면이 방송될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모처럼 대한민국 소방의 활약상과 안전에 대해 다시 조명해 볼 좋은 기회였지만 1년 만에 종영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로 대한민국은 많은 부분에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이즈음에 모처럼 사람 냄새 풀풀나는 가슴 훈훈한 소방드라마 한편 만들어보면 어떨까.

대한민국의 안전을 다시 조명해 주고, 눈물과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줄 시나리오도, 그리고 배우들도 이미 준비를 마친 듯 보인다. 어쩌면 프로배우들이 참여해 준다면 ‘소방드라마의 한류(韓流)’열풍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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