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에 위치한 안랩사옥. ⓒ 김병직 기자
▲경기 성남 분당에 위치한 안랩사옥. ⓒ 김병직 기자

안랩 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에 노조설립 신고를 마치고 정식 출범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노조 설립 총회를 진행한 안랩 노조는 현재 76명이 가입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로 유명한 안랩 노조설립은 1995년 창립후 처음이다.

백승화 노조위원장은 "임금 협상 등을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르는 현실이다 보니 예전부터 노조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최근 안랩BSP의 분사가 직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없이 진행된 것이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랩 이사회는 지난달 14일 보안관제·컨설팅 등 보안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서비스 사업부'를 분사해 안랩BSP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안랩 전체직원 1000명 가운데 신설 법인은 서비스사업부 인력을 승계한 356명이다.

권치중 안랩 대표는 "당시 분사에 대해 사업부와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지속 성장 가능성이 있는 보안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분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분사 이전 어떠한 의견수렴 과정도 없었다"며 "이사회 결정이 나기 이전인 지난달 12일 이미 안랩BSP 명의의 웹사이트 도메인이 등록돼 있었다"며 "사전에 회사가 다 결정해 놓고 직원들에게는 통보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랩에 근무하고 있는 일부 직원들은 서비스 사업부 분사가 향후 매각하기 쉬운 형태로 회사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돼 불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조측은 당면한 안랩BSP 분사 문제와 다음해 임금협상·복지를 과제로 회사측과 협상해 나갈 계획이다.

사측은 노조설립에 대해 "안랩 같은 중견 회사가 급변하는 IT환경에서 계속 생존하려면 빠른 변화와 판단이 필요하다"며 "노조원 뿐 아니라 비노조원들의 다양한 의견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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