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8일 은평구 재개발지역 다세대 주택에서 실물화재 재현실험을 했다. ⓒ 서울시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8일 은평구 재개발지역 다세대 주택에서 실물화재 재현실험을 했다. ⓒ 서울시

공동주택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현관문을 개방한 채로 대피하면 공기의 유입과 함께 화재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열린 현관문을 통해 열기와 연기가 계단을 따라 상층부로 확대돼 위층까지 치명적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주거시설 인명피해 저감·주택화재 성상연구를 위해 지난 18일 은평구 재개발지역 내 다세대 주택에서 실물화재 재현실험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실험은 거주자가 화재를 발견하고 대피하면서 한쪽(101호실)은 출입문을 열어 둔 상태로 피난하고, 다른 한쪽(102호실)은 출입문 자동닫힘 장치(도어체크)가 설치돼 문이 닫힌 상태로 피난하는 2가지 유형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문을 열어둔 상태로 피난한 101호실은 화염이 번지고 지속적인 연소 확산으로 수 분 안에 화재가 최성기에 도달해 온도가 내부 1300도까지 치솟았다. 이어서 출입문을 통해 화염과 짙은 연기가 분출해 2층과 3층 계단을 가득 채웠다.

3층 301호 거주자가 화재사실을 알고 대피하기 위해 출입문을 열자마자 출입문을 통해 거실로 검은 연기가 유입돼 1분도 지나지 않아 실내가 연기로 꽉 찬 상태로 변했다. 산소농도는 16% 이하로 떨어지고 일산화탄소 수치가 500ppm 이상이 됐다. 호흡이 증가하고 두통이 일어나는 수치이다.

반면 문을 닫아 둔 상태로 피난한 102호실은 초기에 화염이 커지다가 산소부족으로 불꽃이 점점 잦아들다 불꽃 없이 연기만 나오는 상태가 됐다. 온도는 800도까지 오르다가 점차 떨어졌다.

화재실험 전 과정은 폐쇄회로(CC)TV와 열화상카메라, 비디오카메라, 디지털 온도 데이터로거에 기록됐다.

정문호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주택화재피해 저감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인명피해의 57.7%가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주택화재 피해 저감을 위해서는 주택용소방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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