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월터 앨버래즈 지음·이강환, 이정은 옮김·arte·380쪽·1만8000원) = 소행성 충돌로 인한 공룡 멸종을 밝혀낸 지질학자 월터 앨버래즈가 쓴 우주와 지구에 관한 역사서. 138억년 우주 역사와 45억년 지구 역사, 수백 만년 인류 역사, 국가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우리가 존재하기까지 이어진 가계도 등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 모든 생명의 역사를 기막힌 우연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 책은 역사가가 아닌 과학자가 쓴 첫 번째 '빅 히스토리'로 평가된다. 풍부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빅뱅, 초대륙 형성, 청동기시대 시작 등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이해 틀을 제공한다. 저자는 지구 역사에서 규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규소는 지구가 탄생할 때에 산소, 마그네슘, 철과 더불어 중요한 구성 요소였을 뿐 아니라 석기부터 유리, 컴퓨터까지 인류가 만든 도구들에 두루 쓰인 중요한 원소기 때문이다. 지구가 규소를 응축하고 사용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 인류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책은 저자가 2006년부터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운영한 '빅 히스토리: 우주, 지구, 생명, 인류'라는 제목의 강의를 바탕으로 쓰였다.

■ 인간의 발명(레네 슈뢰더, 우르젤 넨트치히 지음·문항심 옮김·은행나무출판사·272쪽·1만5000원) = 오스트리아 저명한 생화학자인 레네 슈뢰더가 인류의 미래라는 철학적 주제에 답하기 위해 쓴 책. 유전학 발전으로 자기 유전자를 개량하고 스스로 복제하게 된 지금 인간의 손끝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통찰한다. 저자는 인류의 '두 번째 계몽'을 제안한다. 무지를 깨닫고 이성의 힘을 기른 첫 번째 계몽 때처럼 기술 발달을 인간의 전능함으로 오해하지 말고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음을 인정하고 인류 발전이 파멸로 치닫지 않도록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헤라클레이토스의 '판타레이' 개념을 중요하게 소개한다. 만물이 유전하듯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윤리도, 규범도 계속해서 새로 발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 페미니즘을 소개하기도 한다. 페미니즘을 두 번째 계몽의 중요한 요소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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