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생활 속에서 가장 큰 위협요소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단연 '테러'를 꼽는다.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도 '테러'를 매우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역시 2018 동계올림픽에 이어 9월 10일부터 17일까지 세계소방관대회 등과 같은 국제적 행사가 많이 개최되기에 테러 위협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볼 수 없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지휘관으로서 국내외 테러 위협에 긴장을 늦출 새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화학·생물·방사능·폭발물과 같은 특수재난에 대한 현장대응 책임을 맡고 있는 중앙119구본부 책임자 이기에 더욱 그렇다.

내적으로도 우리 모두는 최첨단 기술과 설비, 무수히 다양한 화학·생물학·방사성 물질, 위험물질 운송차량과 배관 등 수많은 운송 장비와 설비 등에 둘러싸여 있다. 이같은 환경속에서 우리는 '혜택'과 동시에 더욱 더 커져가는 '위험'들 속에서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9·11 테러 이후 테러리즘에 대해 세계 각국은 완벽한 대책을 내어놓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위협을 완전히 예방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미 불산 사고와 같이 특히 단시간에 많은 사람·재산에 대규모 피해로 확대될 수 있는 특수재난이 발생했을 때 무엇보다도 빠르고 적절한 '초동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피해가 확산되거나 또 다른 위험들이 더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같은 사고나 테러가 발생했을 때 최초의 대응자를 '초동대응자(First-Responder)'라 지칭한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 전문성(professionalism)을 굉장히 강조한다.

이들이 특수 재난의 대규모 확대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임무완수가 국민의 생존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에 대해 모든 국민과 기관들이 깊게 공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같은 개념을 토대로 우리가 주로 '화생방'이라고 부르는 개념을 통합한 HAZMAT(Hazardous Materials)을 사용한다.

이 용어는 '화학·생물·방사능·폭발물과 대량살상무기'를 합한 용어다.

테러(terrorism)를 재난(disaster)의 범위에 포함시켜 국토안보부(DHS)의 일원화된 지휘하에 모든 중앙부처·군·소방·경찰 등이 통합대응하는 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한 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 이지만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장
▲ 이지만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장

우리나라도 늘어나는 특수재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소방청 직속으로 중앙119구조본부를 확대했다. 전국의 권역별로 수도·영남·호남·충청강원권 등 4개의 특수구조대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시흥·서산·구미·익산·울산·여수·충주(발대준비중) 등 7개 화학구조센터를 두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세계 어느 구조대도 할 수 없다"는 긍지를 가지고 특수재난 전문대응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국내 유일의 인명구조견센터는 인명구조견을 양성‧보급하고 있다. UN으로부터 구조분야 최고등급인 Heavy 등급을 획득, 해외 재난구조활동 시에도 높은 역량을 인정받아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소방은 마치 미국의 통합된 대응체계와 같이 어떠한 하나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위험요소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직접 화재진압·구조·구급·탐지·제독 등의 현장대응을 맡고 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커다란 장점과 역량을 갖추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소방은 '국민이 가장 존경·신뢰하는 직업' 늘 1등이라는 일찍이 어떤 기관도 받아보지 못한 지지를 국민들께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민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는 길은 묵묵히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위험에 처한 국민을 구조해내겠다는 신념속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행동에 옮기는 일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와 동시에 재난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 역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수재난 대응 최고의 전문가와 첨단장비를 보유한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는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통해 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오늘도 모든 대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이지만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장·소방준감 = 1986년 소방사 공채로 소방관 제복을 입은 뒤 강원소방안전본부 방호구조과장를 거쳐 삼척·홍천소방서장으로 재난현장을 지휘했다. 국민안전처 상황담당관과 소방청 구조구급국 구조과장·운영지원과장을 역임한 뒤 국내 최고의 구조전문기관인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사령탑을 맡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