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며 5세 여아의 볼을 꼬집고 등을 때렸다가 아동학대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심리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하게 됐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대전지방법원 세종시법원 소액1단독 재판부가 최근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에게 피해아동 B양과 부모에게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손해 배상금으로 900만원을 지급하라고 조정 결정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A씨는 2016년 8월 당시 5세이던 B양이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B양의 머리채를 잡아 자신의 옆으로 앉힌 다음 볼을 꼬집고 등을 때리는 등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B양의 부모는 딸이 어린이집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이유가 담당 교사의 엄격한 훈계 탓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학대 행위가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의 원생을 상대로 한 A씨의 학대 행위를 보다 못한 동료 교사가 A씨를 고발하면서 B양의 피해 사실도 드러나게 됐다.

A씨는 B양을 폭행한 이유에 대해 "식사습관을 키우는 등의 훈육을 위해 어느 정도의 물리력 행사는 필요하다. 물리력 행사의 정도도 미약했고 B양은 등원 초기부터 언어나 행동발달이 늦었다"라며 해명했지만,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양의 심리치료 전문기관 상담결과와 동료교사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B양의 부모는 재판에서 인정된 폭행 사실 외에도 A씨가 지속해서 학대 행위를 해왔고 그 결과 B양은 해당 어린이집을 떠난 이후에도 심리불안과 트라우마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해왔다. 등을 맞은 기억 탓에 등에 무언가 닿기만 해도 놀라는 점, 해당 어린이집 차량만 보면 엄마 손을 잡고 고개를 떨구는 점, 현재 다니는 유치원 교사들에게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이 대표적인 불안증세였다.

B양 부모는 심리치료비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으로 A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A씨의 폭행 등으로 B양 가족이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 지급 조정 결정을 내렸다.

B양 가족의 손해배상 청구를 도운 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믿고 의지해야 할 어린이집 교사가 정상적인 훈육의 범위를 넘어 자신과 친구들을 폭행하고 언성을 높이는 것을 보고 아이들은 공포와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피해 가족에게 법률적으로나마 작은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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