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만난 통일 북조선 아이(마석훈·필요한책·296쪽·1만 5000원) = 경기도 안산에서 탈북아동생활공동체 '우리집'을 운영하며 20년째 탈북아동들과 살아가는 저자가 몸으로 쓴 아이들의 성장기다. 젊은 날을 다 바쳐서 탈북아동을 돌본 저자는 '작은 통일' 혹은 '미리 온 통일'을 경험했다. 하지만 분단이라는 시대적 비극을 몸에 새긴 아이들과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고 고백한다.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아동들은 잿빛과 무지개라는 극단적 이미지 사이의 그 어딘가에 불안하게 자리한 모습이라고 한다. "충성이는 북조선에서 오랫동안 꽃제비로 떠돌던 아이다. 마을 전체가 굶어 죽은 곳에서 시체 한 구 빼내어 버리면, 보위부 직원들이 빵 하나 줬단다. 그 빵을 얻어먹으며 근근이 살아온 놈이다. 그런데도 마음은 곱다. 달랑 두 보따리가 전부인 이삿짐을 옮기며, 아마 내가 꽃제비 집에 얹혀서 사는 유일한 남한 사람일 거란 생각을 하니 감개무량했다" 저자는 남북통일이 '찌질'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서로 존중하고 필요한 것을 돕고 나눌 수 있는 대등한 통일이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 늑대의 지혜(엘리 H. 라딩어·전은경 옮김·생각의힘·292쪽·1만 7000원) = 독일 최고의 늑대 전문가가 보고 겪은 늑대들의 생생한 삶을 전한다. 가족의 의미, 신뢰, 인내심, 지도력, 신중함, 실패나 죽음을 대하는 방식 등 인간이 갖춰야 할 가치의 본보기를 늑대들이 체현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30년 전 늑대에 매료돼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늑대 전도사로 나선 저자는 늑대만큼 인간과 비슷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 동물은 없다고 말한다. 때론 인간보다 더 능숙하고 더 현명하며 더 인간적이기까지 하다고. 수컷 영장류는 새끼에게 먹이를 주거나 늙은이를 돌보지 않지만 늑대는 인간처럼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를 돌본다. 저자는 1995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캐나다 회색늑대를 재도입할 때부터 그곳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25년 이상 야생 늑대를 지켜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