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 폭이 금융위기 후 최소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고용 상황이 이례적으로 악화했다.

지난해 월평균 30만명을 넘었던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머물렀고 실업자는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5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한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은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2010년 1월에 마이너스 1만명을 기록한 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이로써 지난해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증가 폭은 6개월째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는 지난 2월 10만4000명, 3월 11만명, 4월 12만3000명, 5월 7만2000명, 6월 10만6000명이었다.

지난해 취업자가 월평균 31만6000명 증가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최근 일자리 상황은 금융위기 직후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시절에는 2008년 9월∼2010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고 취업자 수가 감소한 적도 있다.

산업별 증감을 살펴보면 비교적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가 12만7000명(2.7%) 감소했다.

이밖에 사업지원과 임대서비스업(-10만1000명, -7.2%), 교육서비스업(-7만8000명, -4.0%) 등에서도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4만9000명, 7.7%), 정보통신업(6만8000명, 8.8%), 금융·보험업(6만7000명, 8.6%), 공공행정·국방 (6만6000명, 6.1%) 등은 취업자가 늘었다.

빈현준 고용통계과장은 "전반적인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몰려 있으며,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은 선박이나 자동차는 실적이 좋지 않다"며 "이런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가 14만7000명 줄었다. 40대 취업자 수는 1998년 8월 15만2000명 줄어든 후 지난달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은 도매업, 숙박업, 제조업 등에서 40대 취업자 감소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7월 고용률은 61.3%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낮아졌다.

2015년 4월 0.3%포인트 하락한 후 최근 3년 3개월 사이에는 지난달 낙폭이 가장 컸다.

빈 과장은 "인구 증가 폭이 둔화하는 것 이상으로 취업자 증가가 크게 둔화했거나 특정 산업에서 감소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은 3.7%로 1년 전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3%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1.5%로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상승했고 청년층의 고용보조지표3은 22.7%로 0.1%포인트 높아졌다.

종사상 지위로 구분하면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가 27만2000명 늘었고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10만8000명, 12만4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만2000명 증가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10만2000명, 5000명 감소했다.

지난 7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06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5만5000명(1.0%) 늘었다. 활동상태로 증감을 구분하면 쉬었음(23만2000명, 14.0%), 가사(9만2000명, 1.6%) 등은 늘었다.

반면 재학·수강(-9만4000명, -2.4%), 육아(-8만8000 -7.0%), 심신장애(-2만3000 -5.3%)를 이유로 한 비경제활동인구는 줄었다.

취업준비자는 67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1000명(5.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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