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경 작가
ⓒ 이재경 작가

■ 입추 (立秋)  - 이재경

그들이 목놓아 우는 까닭은
기인 그리움 끝에 만난 생이 
너무도 짧아서일까
승려들의 묵언 수행도
이리 혹독하지는 않았다 한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은
저들의 울음이 성가실 뿐
7년간의 기다림은 삶의 이유가 
되지 못했다

그들의 울음이 그치면
커다란 벚나무 아래 무덤가에도
그렇게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가을이 시작되었다

 

▲ 이재경 작가
▲ 이재경 작가

■ 이재경 작가의 한마디 =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비 처럼 내려 옵니다. 어릴 때는 그림을 그렸고 작가가 되기 위한 공부는 한 기억이 없으나, 나를 치유하기 위해서 읽고 뭐든 쓰다 보니 타인도 치유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시는 아주 가끔 내려 오시고 틈틈히 서평과 에세이를 쓰면서 어린이 문학의 늪에 빠져서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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