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승강기 승객 정원조정으로 '눈가림'

26일 오전 8시 50분.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지하철 2호선 서울시청역 9번 출구 승강기 입구. 출근길 시민들이 승강기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 있었다.

<세이프타임즈>가 24일 '승강기 가이드 레일이 끊어질 것 같은 소음이 1년동안 난다'는 보도에 이어 서울메트로가 긴급점검과 수리를 한 뒤였다. 승객들을 불안하게 했던 '삐지직, 삐지직~' 소음이 없어진 것일까.

서울메트로가 25일 배치했던 지하철 도우미도 보이지 않으면서 전날과 달리 승강기를 타려는 시민들은 다시 꼬리를 물었다.

26일 오전 출근길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시청역 9번출구 승강기를 타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정원 초과입니다, 마지막 타신 분은 내려주세요."

승강기 안에서 안내 방송은 계속 나왔지만, 승객들은 아무도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평소보다 사람들이 덜 탔는데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기다리던 사람들로 부터 "마지막 탄 분 내리세요"라는 야유가 나오자 두 명이 내렸고, 승강기는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으로 올라갔다.

한 시민은 "엊그제부터 무언가를 고치더니 갑자기 이런 방송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노약자들이 이용하는 승강기를 젊은 사람들과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타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9번 출구 계단은 유독 깊고, 계단이 많아 젊은 사람조차 숨이 가쁘고 힘든 출구"라며 "이런 곳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지 않으니 승강기에 사람이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시청역 9번 출구 승강기에서 '정원초과'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고 있지만 아무도 내리지 않고 있다.

승강기에 탑승했다. '삐지직, 삐지직~' 하는 소음은 승객이 타기 시작하면서 계속했다.

9명이 넘어서자 승강기는 "정원초과입니다, 마지막 타신 분은 내려주세요"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라갈 때 소음이 다소 작아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달라진 점은 없었다.

동양엘리베이터가 제작한 승강기 안에는 '15인승 1000㎏' 로 적혀 있었지만 승강기에는 성인 9명을 태운 채 1층으로 올라갔다.

서울메트로가 '1년여 동안 점검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일자 '정원조정'으로 '눈가리고 아웅식' 땜질 처방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시민은 "승강기에 문제가 있으면 입구에 상세한 내용을 적어서 시민들에게 안내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출근시간에 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게 한 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박원순 시장의 소통행정은 서울메트로에서 실종됐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승강기 관련 한 전문가는 "무게 감지장치 하중 셋팅을 정격하중의 약 65%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계당시 정격하중을 고려하지 않고 본체를 설계한 것으로 추정돼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9번 출구 승강기 안에 '15인승 1000kg' 이라고 적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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