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 방법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해 지상으로 내려가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옥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아파트는 대부분은 엘리베이터 옆에 계단이 있다. 하지만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대형빌딩과 쇼핑센터 역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만 보일 뿐 계단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화재가 발생하면 '계단으로 대피하라'고 하지만 정작 계단을 찾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빈약한 종아리'는 노화나 운동량 감소로 근육양과 근육기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알려주는 지표다. 근감소증은 노쇠의 대표적 증상이기도 하다. 65세 이상에게 잘 나타나는 근감소증은 낙상·골절을 유발해 사망위험을 2~5배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면 근감소증"이라며 "이 기준은 키나 체중에 관계 없다"고 밝혔다. 32㎝ 이상이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계단을 잘 활용하면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생활속 운동을 통해 종아리 둘레도 키워 근감소증도 해소하고 화재 등 유사시 피난로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엘리베이터 사용 감소로 인한 경제적인 이득도 당연히 따라 온다.

▲ 정해득 소방위·경기 김포소방서 마산119안전센터
▲ 정해득 소방위·경기 김포소방서 마산119안전센터

하지만 현재의 계단은 어떤가. 찾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둡고, 칙칙한 냄새와 담배 냄새가 진동하기도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계단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 계단을 잘 관리하는 공동주택과 빌딩에 대해서 공공기관 평가때 가점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계단을 이용한 운동효과는 이미 검증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허리를 바로 세우고 계단을 오르면 척추 근육,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하체 근육을 강화해 주고 신진 대사율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근육이 단련되면 신진대사율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칼로리 소비율도 증가한다. 30분 동안 소비되는 칼로리를 살펴보면 빠르게 걷기 120㎉, 산책하기 63㎉, 계단 오르기 221㎉를 보이고 있다.

운동 강도로 볼 때 계단 오르기는 다른 운동에 비해 칼로리 소모가 많은 운동으로 볼 수 있다. 시간과 장소,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틈틈이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혈액순환이 잘되면 산소공급과 영양공급이 수월해 면역력과 신진대사, 항산화 작용 등을 좋게 해 심혈관계도 좋아진다.

계단 오르기는 한 발로 서서 내딛기를 반복하며 무게중심을 옮기는 양다리 교대 운동으로 인체 균형을 단련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아무리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환경이 좋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계단으로 통하는 방화문에 '생명을 살리는 계단'이라는 문구를 써 놓자. 과감하게 계단에 투자하자.

백두산도 좋고 한라산도 좋다. 내가 지금 등산하는 것처럼 계단벽에 그림을 그려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차르트도 좋고, 베토벤도 좋다. 산속의 새 소리도 괜찮다. 계단실에 음악도 틀자.

신선한 공기와 조명도 바꾸자. 산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환한 아침에 등산하듯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고, 환한 조명을 설치해 누구나 걷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면 어떨까.

계단을 오를 때 마다 '몇 칼로리를 소모해서 몇 년을 더 살 수 있다'는 문구도 써 주자.

계단을 이용하면 화재때 신속히 대피를 할 수 있다. 계단 적치물이 자연스럽게 제거돼 안전한 피난로도 확보된다.

국민이 건강하면 개인과 국가도 국민건강보험 측면에서, 전력(전기절약)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이익이다.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갖고 있는 생명의 계단, 이제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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