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제주는 어떤 곳일까. 어떤 이에게는 이국적 풍경의 휴양지, 어떤 이에게는 가슴 시리는 아픔, 또 어떤 이에게는 기억 저편의 추억이 된다.

이렇듯 제주는 국내 어느 섬보다 사람 수만큼 다양한 색깔을 가진 카멜레온 같은 섬이다.

여섯명(전석순ㆍ김경희ㆍSOOJAㆍ이은선ㆍ윤이형ㆍ구병모)의 젊은 작가가 제주라는 섬을 자기만의 색깔로 그린 소설집 <소설 제주>(아르띠잔·217쪽·1만2000원)가 출간됐다. 소설집은 일상에서 어느 날 문득, 나를 찾고 싶거나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같이 하면 좋을 책이다.

전석순의 '벨롱'은 남편이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데리고 제주로 떠난 후 홀로 도시에 남았던 한 여자가 아이를 찾기 위해 벨롱장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경희의 '크루즈'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행이라는 통증을 떨쳐내고 행복을 찾기 위해 제주를 찾는 해정의 이야기다.

제주의 풍경을 그림처럼 묘사한 SOOJA의 '송당'은 바쁜 일상 속에서 한걸음 빠져나와 낯선 곳에서 느끼는 평온함이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이은선의 '귤목'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제주의 또 다른 슬픈 기억 '세월호'의 아픔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윤이형의 '가두리'는 불법 포획된 돌고래 '복순'이를 통해 여성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몽고 침략 후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구병모의 '물마루'는 몽골에서 들어온 말을 키우는 소녀와 해녀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제주어와 곁들어 묘사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소설 제주는 제주를 마음으로부터 존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라며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문학의 오묘한 능력을 증명하는 소설집"이라고 평했다.

한편 아르띠잔은 1년에 3~4권씩 세계 도시를 배경으로 한 테마소설 시리즈 '누벨바그'를 출간할 계획이다.

그 첫 작품이 '소설 제주'인데 곧이어 '소설 도쿄'와 '소설 부산'도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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