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천국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최성균·가톨릭출판사·252쪽·1만2000원) = 20년 가까이 노인들을 만나고 도운 최성균 신부가 노인 사목 현장에서 겪은 일들을 적은 에세이다. 자는 2001년 종로성당에서 종묘 주변 노인들을 돕기 시작했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인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노인 문제에 집중했다. 2007년 한 할머니가 자기 남편도 천국에 가게 해달라고 졸라 요양병원에 방문한 뒤부터는 전국 요양원을 찾아다닌다. 2014년부터 노인들이 마지막 순간을 잘 맞이하도록 돕는 '선종 피정'도 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200곳이 넘는 요양원에서 노인 수만명을 만나며 겪고 들은 사연과 그 속에서 느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담겼다. 저자는 "미약한 저는 하느님께서 한 분 한 분 소중하게 여기시며 사랑하시는 노인들의 영혼을 하느님께 올려 드리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이 사목 일기를 정리하며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 불교경제학(술락 시바락사·정토출판·160쪽·1만원) = 태국 출신 세계적인 불교 사상가이자 사회활동가인 저자가 엄청난 경제적 진보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고통을 호소하는 이 시대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현 세계가 '경제개발'이라는 이념에 취하고 '소비주의'라는 종교에 빠져있다며 경고한다. 저자는 다른 이의 희생으로 자신이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번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해법으로 제시하는 불교경제학은 생명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라는 불교의 근원에서 출발한다. 불교경제학은 베스트셀러 '작은 것이 아름답다'로 유명한 영국 경제학자 슈마허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이 책에서는 경제 이론이 아니라 욕망을 줄이고 물질에 덜 의존하면서 정신의 자유를 누리는 삶의 방법론으로 설명된다.

■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머니얼 키팅·푸른숲 심심·308쪽·1만6000원) = 발달 심리학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대니얼 키팅 미시간대학교 교수의 저서. 저자는 임신부가 지속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가 불안을 안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임신부의 스트레스가 '유전자가 기능하는 방식'으로 아이에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생후 1년 동안의 삶도 평생의 불안을 좌우한다. 생후 1년간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생물학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발달심리학을 기초로 사회적 후성유전학, 사회역학, 신경과학, 영장류 동물학 등 과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태아 시기부터 생후 1년'의 경험이 평생의 불안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설명한다. 또 스트레스 조절장애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됐다 해도 그 고리를 끊을 방법은 있다고 조언한다. 강력한 사회적 연결에 의지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불안을 개인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임을 강조하며 개인이 힘든 일과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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