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가림벽 420m '초록보행길' ··· 디자이너 그룹 '베리스트릿키친'서 재능 기부

서울시는 서울역고가 철거공사 현장 가림벽 420m에 산업과 문화를 소재로 한 공공디자인 컴푸터 그래픽.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노후된 상판 철거작업이 진행 중인 서울역고가 공사 현장 가림벽 420m에 초록보행길을 걷는 시민들의 발과 서울역 일대를 대표하는 산업과 문화를 소재로 한 공공디자인을 입혀 준공 전까지 전시한다고 31일 밝혔다. 

가림벽 디자인은 브랜드 디자이너 오준식 대표가 이끄는 젊은 디자이너 그룹 '베리스트릿키친(Very Street Kitchen)'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베리스트릿키친은 공사기간 중 가림벽보다 초록보행길과 어울리는 밝은 이미지를 입혀 지역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디자인 재능기부를 서울시에 제안했다.

가림벽이 설치되는 구간은 3개소로 △서울역 앞 고가 본선 △고가 양쪽 퇴계로ㆍ만리동 방향 진ㆍ출입부이다.

고가 진ㆍ출입부는 지난 달 25일 가림벽을 설치했으며, 본선 부분은 이달 중순 설치될 예정이다.

고가 본선 중 서울역에서 숭례문 방향은 꽃과 나무가 우거진 보행길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바탕으로, 보행길을 걸어가는 다양한 시민의 '발'을 신사화, 하이힐, 군화, 고무신과 휠체어 등을 통해 형상화한다.

반대 방향인 숭례문에서 서울역 방향은 과거 이곳을 오갔을 옛 사람들의 모습을 한복자락, 가죽, 비단, 나무, 짚 같은 소재의 전통신발을 통해 표현할 예정이다.

만리동 진ㆍ출입부에 설치된 산업과 문화의 소재로 디자인 가림벽. 서울시 제공

퇴계로와 만리동 진ㆍ출입부에 설치된 가림벽은 서울역 일대의 산업과 문화를 소재로 삼았다.

퇴계로 쪽 가림벽은 남대문시장의 대표 품목인 아동복, 잡화, 주방용품, 화훼, 안경‧액세서리, 카메라를 담았다.

만리동 쪽 가림벽은 봉제산업과 예술인 협동조합, 아트&디자인 스튜디오를 상징하는 재봉틀과 줄자, 가위, 펜과 붓, 페인트 롤러 등으로 꾸며졌다.

오준식 대표와 베리스트릿키친의 디자이너들은 "서울역고가 일대가 꽃과 나무가 있는 초록보행길로 변신을 앞둔 만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공사 가림벽이 공사현장의 안전시설 용도만이 아니라 서울역고가의 과거와 미래, 이 일대의 산업과 문화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꾸며지게 됐다"며 "재능기부로 제작된만큼 보행길이 완공될 때까지 주민에게 기대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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