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일뿐 아니라 이 신앙을 전파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인지라 종종 논쟁의 한 복판에 서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의로 논쟁의 한복판을 찾아가는 경우는 사이비·이단에 빠진 사람들과 성경을 가지고 논쟁하는 경우입니다.

분명히 기독교가 아닌데 기독교라고 사기를 치는 사람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온갖 핵폭탄과 거짓으로 가득한 음모의 총알이 휘날리는 논쟁의 한 가운데로 기꺼이 뛰어듭니다.

성경의 가르침이 아닌 집단적 신념을 따르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크리스천이라고 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거짓으로 자신들을 포장한 채 사람들을 속이고, 나아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내보이는 위장된 상상력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면서, 눈먼 추종자들을 만들어 헌신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집단 사기극입니다.

이는 마치 북한에서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지구촌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중국이고, 자기들이 두 번째라고 했다는 우스개와 비슷합니다.

▲정이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ㆍ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정이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ㆍ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타의에 끌려서 논쟁에 뛰어드는 경우는 제가 가진 역사적 상상력을 함부로 재단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때입니다. 무신론자는 무신론자답게 살면 되고, 저 같은 유일신론자는 유일신론자답게 살면 된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입니다.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인간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살면 됩니다. 굳이 인간적이지 않은 것에 가치를 둬 사람을 돈으로 사고팔면 안 됩니다. 돈 역시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니 무신론자는 돈보다 인간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돈을 앞세우면 돈이 신이 되는 것이기에 무신론자가 아닙니다.

유일신론자는 하나님 앞에서 늘 당당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면 됩니다. 유일신론자가 갑자기 자신의 의로움을 과장해 포장하기 시작하면 그는 유일신론자가 아닌 사람이 됩니다. 유일신론자는 인간의 의를 드러낼 수 없습니다. 모든 인간의 의로움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니까요.

다르지만 서로가 가진 생각과 상상력을 존중하면 됩니다. 어차피 이것은 상호주관적인 것이기에 서로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들이 가진 이야기대로 살면 됩니다. 그러나 제가 성경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상력을 버리라고 요구하든지, 저의 생각을 자신들의 잣대로 함부로 재단하려고 끌어내는 사람들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논쟁 현장으로 나섭니다.

아무리 현실을 직시한다고 해도 시인과 신앙인의 상상력을 잃어버린 사회는 너무 삭막합니다. 예언자적 상상력을 잃어버린 사회가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수학공식처럼 1+1이 2 이상은 절대 될 수 없는, 인간이 가진 가능성마저도 모두 수학적으로 예측 가능한 사회가 반드시 살기 좋은 사회는 아닐 것입니다.

1+1이 때로 2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라는 1이 추가돼 3 이상인 것도 될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는 사회가 더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것은 이유가 있을 터이니 이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정의롭게 살려는 이들에게 성령님이라는 플러스알파를 상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보라고 하나님이 크리스천을 세우셨습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은 세상에서 인정받으려 하기 보다는 예수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가슴에 하나님 나라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성령님을 통해 꿀 수 있는 꿈을 사회와 같이 나눠야 합니다.

더불어 크리스천은 이런 저런 권력보다 하나님 나라를 더 그리워해야 합니다. 이렇게 했을 때 성경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하나님 나라에 대한 상상력을 마음껏 생산합니다. 그리고 각박한 현실이 성령님이 주시는 은혜의 비로 풍요로워집니다.

■ 정이신 논설실장·목사 = 한양대 전기공학과와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독립교회 및 선교단체연합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아나돗학교 대표간사와 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다. 독서와 글쓰기를 주제로 한 <노희(路戱)와 더불어 책(冊)놀이>를 연재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