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소방서에 손글씨, 동전등 수백만원 든 종이상자 전달

▲ '풀빵천사'가 최근 강원 원주소방서에 전달한 종이상자에 소방관을 응원하는 문구가 빼곡히 적혀 있다. ⓒ 원주소방서
▲ '풀빵천사'가 최근 강원 원주소방서에 전달한 종이상자에 소방관을 응원하는 문구가 빼곡히 적혀 있다. ⓒ 원주소방서

"소방대원님 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항상 힘내세요. 감기 조심하세요."

지난 27일 오후 8시쯤 강원 원주소방서 앞에서 소방관을 응원하는 손글씨가 빼곡히 적인 종이상자가 발견됐다.

상자 안에는 동전부터 만원권 지폐까지 모두 459만8150원이 들어있었다. 정성으로 모은 성금이 가득 든 종이상자는 2015년부터 따뜻한 새봄이 시작되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원주소방서에 나타났다.

올해 4년째. 첫 번째 종이상자는 2015년 3월 13일 오후 9시쯤 풀빵 한봉지와 함께 배달됐다.

당시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원주소방서 사무실을 찾아와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 안전장갑 구매에 써 달라"며 종이상자와 풀빵 한 봉지를 내놓았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 여성은 이름만이라도 알려달라는 거듭된 부탁에도 "주위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간곡히 거절하고 나서 "매년 기부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떴다. 기름때가 묻은 종이상자 안에는 259만1000원이 들어있었다.

▲ 상자 안에 들어있던 현금 뭉치. ⓒ 원주소방서
▲ 상자 안에 들어있던 현금 뭉치. ⓒ 원주소방서

종이상자는 2016년 2월 27일에 이어 2017년 2월 21일에도 원주소방서 앞에 놓여졌다. 420만3950원과 343만710원이 각각 들어있었다.

원주소방서는 수소문 끝에 이 여성이 원주에서 풀빵 장사를 한다는 것을 파악했지만 익명으로 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에 '풀빵 천사'로 부르기로 했다.

원주소방서 관계자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추운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날이 시작되는 이맘때면 종이상자가 발견된다"며 "소방공무원을 위해 써달라는 풀빵 천사의 뜻에 따라 기부금으로 의용소방대 산불진화용 안전소방장비 배부, 순직·공상 소방공무원 특별위로금 지원 기탁, 강원소방장학회 기탁 등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