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파문 입장표명
'실수' 인정했지만 '변명' 초점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CNN 캡처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CNN 캡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이용자 정보유출 파문'과 관련, 나흘 만인 2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린 데 이어, 미 CNN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데이터업체가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국 등 의회의 증언 요구에는 기꺼이 응하겠다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 성명에서 이미 2014년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중요한조치를 했지만 "우리도 실수한 것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데이터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앱 개발자인 케임브리지대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가 페이스북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하며 사건의 전말을 소개했다.

2013년에 코건 연구원이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isyourdigitallife)'라는 앱을 시작했을 때 약 30만명이 내려받았고, 당시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이들의 친구 수천만명까지 정보 접근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4년 페이스북이 악성 앱 방지를 위해 플랫폼을 바꾸면서 데이터 앱의자료 접근범위가 제한됐고, 지금은 앱을 통해 친구 정보에 접근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어 2015년에 코건이 CA와 함께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데이터를 공유할 수 없다'는 자사 정책을 공지한뒤 자료를 삭제하겠다는 약속을 코건과 CA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주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으로부터 CA가 데이터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즉시 그들의 계정을 중지했다고 해명했다.

일련의 과정을 설명한 것이지만,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서 벗어난 것은 없었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2014년부터 정보 보호조치를 취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저커버그 CEO는 "이것은 코건·CA와 페이스북 간 신뢰가 망가진 것이지만, 페이스북과 우리가 자신들의 정보를 보호할 것이라고 믿고 데이터를 공유한 사람들 간의신뢰 또한 침해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분의 정보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없으면 우리는 여러분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가치가 없다"고도 했다.

재발방지 방안도 밝혔다.

그는 2014년 이전에 페이스북에 설치된 앱이나 의심스러운 활동이 있는 앱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에 착수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은 개발자는 페이스북 활동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용자가 3개월간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개발자의 정보 접근권을 박탈하기로 했다. 그는 "향후 며칠 동안 더 많은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추가 조치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이용자가 앱의 자료 접근 권한을 쉽게 취소할 수 있는 도구를 뉴스 피드 상단에 배치할 것도 약속했다.

그러나 그의 게시물에는 "아직도 미국인들에게 정직하지 않다. 이것이 책임 있는 반응인가", "당신은 의회에 나가 증언을 해야 한다"는 등 부정적인 댓글이 많이 달리는 등 사과가 충분치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저커버그 CEO는 입장 표명 이후 방송된 CNN '앤더스 쿠퍼 360'과의 인터뷰에서이러한 비판에 대해 "이번 일은 중대한 신뢰의 위반"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 정말로 죄송하다. 우리는 개인정보를 보호할 기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의회 출석 요구와 관련해선 "이게 옳은 일이라면 기꺼이 하겠다는 게 답변"이라며 "페이스북에서 (이번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다. 만약 그게 나라면, 기꺼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의 논의가 페이스북의 규제 여부를 넘어 규제 방식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규제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잘 모르겠다"며 "나는 광고 투명성 규제와 같은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재발 방지책과 관련, "우리가 무얼 찾아낼지 알기 어렵지만 수천 개의 앱을 검토하겠다"며 "매우 철저한 절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11월 미 중간선거 개입이 시도되고 있다는 질문에 그러한 시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페이스북은 이를 막아낼 능력이 있다고 답했다.

키워드

#페이스북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