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앱 개발자나 광고주에게 데이터를 판매하면서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담배를 팔면서 친구에게 주지 말라는 것과 똑같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측과 연계된 데이터 회사가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CNN은 20일 "이는 페이스북의 DNA와 관련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페이스북은 기본적으로 이용자 정보를 앱 개발자나 광고주에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다.

자체 내규에는 데이터를 구매한 개발자나 광고주가 제3자에게 해당 데이터를 넘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놓고 보면, 성향 테스트 앱을 만든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이 자신의 앱을 통해 테스트에 직접 참여한 27만명과 '좋아요' 등을 누른 이들의 친구까지 합해 5000만명의 사용자 정보를 얻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이를 트럼프 선거캠프와 연계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라는 데이터 회사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 데이터에 정통한 소식통은 "개발자와 광고주들이 일단 데이터를 확보하면 이들이 그 정보로 무엇을 하는지를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코건이 CA에 정보를 넘겨 자체 내규를 위반한 사실을 파악했고 당시 모든 데이터가 파기된 것으로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7일 뉴욕타임스 등 일부 언론이 이 문제를 처음 보도한 후 페이스북은 "모든 데이터가 삭제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CA와 코건 교수 등의 계정을 중단시켰다. 데이터 유통 감시가 얼마나 다루기 어려운 것인지를 페이스북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CNN은 페이스북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점점 정치 집단이나 외국 정부의 조작에 취약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볼 때 진짜 범인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나 러시아 정부가 아니라 오히려 그 플랫폼을 제공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페이스북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이미 2016년에 미국인 50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이것이 대선에서 유권자를 표적화한 정치광고에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이 파문과 관련해 아직까지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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