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미 스탠퍼드대 공동으로 '시뮬레이터' 개발

▲ CT로 찍은 실제 환자 부비동 영상으로 재구성한 가상 수술환경에서 수술하고 있다. ⓒ 서울대병원
▲ CT로 찍은 실제 환자 부비동 영상으로 재구성한 가상 수술환경에서 수술하고 있다. ⓒ 서울대병원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기반으로 가상현실(VR) 환경을 조성, 수술전 실제와 같은 리허설을 할 수 있는 기술이 한미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원태빈 교수팀은 미국 스탠퍼드대와 공동으로 내시경 부비동(콧구멍이 인접해 있는 뼛속 공간·코곁굴) 수술에 적합한 가상수술환경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코와 부비동에 특화된 가상수술 환경'이라는 시뮬레이터는 기존 자료가 아닌 실제 환자의 고해상 CT를 통해 얻은 영상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환자의 CT 영상을 컴퓨터로 그래픽화해 해부학적 특징과 병변 위치를 실제와 똑같이 묘사하는 것이다. 이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면 의료진은 내시경 수술을 하듯 수술 리허설을 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분야에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절개 수술보다 회복과 통증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내시경에서 보내는 영상을 모니터로 보면서 하기 때문에 입체감과 현실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 때문에 환자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많은 경험과 훈련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뮬레이터는 실제 수술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실제 수술의 성공률을 높일 뿐 아니라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장점이 있다. 의료진이 환자 수술에 들어가기 전 가상현실에서 훈련과 경험을 쌓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구팀은 축농증(부비동염), 코종양 등을 가진 환자 10명의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모의 수술과 실제 수술을 비교했을 때 매우 유사했다고 전했다.

원태빈 교수는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터 개발로 복잡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의 리허설이 가능하게 됐다"며 "수술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해 환자 안전은 물론 의료진 훈련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알레르기·비과학 포럼(International Forum of Allergy & Rhinology)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서는 현재 부비동 재수술, 코종양 환자에게 수술 전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고 있다. 향후 모든 부비동 내시경 수술에 확대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