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공사장 안전작업발판 200m 추락
경찰 "국과수와 안전수칙위반 여부 등 본격 수사”

▲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 외벽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추락했다. ⓒ 김도수 기자
▲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 외벽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추락했다. ⓒ 김도수 기자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에서 2일 오후 추락사고가 발생, 근로자 4명이 숨졌다.

부산소방안전본부와 포스코건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쯤 해운대 엘시티 A동(아파트동 최고 85층) 공사현장 55층에서 근로자 3명이 작업 중이던 공사장 구조물이 추락했다.

근로자들은 55층에 있던 박스 형태의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을 56층으로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조물이 200m 아래로 갑자기 떨어지면서 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구조물 안에 있던 근로자 남모(37), 이모(58), 김모(48)씨 등 3명이 숨지고 지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관리를 하던 김모(43)씨가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추락해 숨진 3명은 길이 4.4m 높이 10m 폭 1.2m 크기 사각형 박스 형태의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을 올리는 작업을 하는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이들은 모두 4개 구조물 중에 1번 구조물을 유압으로 상승시키는 작업을 마치고 2번 구조물 안에서 작업하는 도중에 추락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협력업체 직원 6명이 1개조를 이뤄 작업 구조물을 상승하는 작업을 하는 데 유압기 연결, 구조물 이동, 접합 철물 연결 등 각자 역할이 다르다"며 "작업 구조물과 건물 콘크리트 외벽을 연결하는 고정 작업 볼트가 탈락했거나 파손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작업 구조물은 55층부터 57층까지 3개층에 걸쳐 설치돼 있었고 구조물이 통째로 추락할 것에 대비한 하부 안전시설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작업 구조물에서 근로자가 추락할 것에 대비한 안전시설물은 설치돼 있지만 작업 구조물 전체가 추락할 것에 대비한 시설물은 없다"며 "국내에서 작업 구조물 자체가 떨어진 사례가 없어 통째로 떨어질 때 대비한 안전보호망 등에 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에서 외벽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추락했다. ⓒ 김도수 기자
▲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에서 외벽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추락했다. ⓒ 김도수 기자

시공사는 사고후 엘시티 공사 현장에서 모든 작업을 중단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공사현장 책임자 등을 불러 작업 구조물을 제대로 고정했는지, 안전 작업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과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 준비 전에 부실이 발생한 것인지, 그 이후에 고정한 볼트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와 유가족 등에게 머리 숙여 깊은 애도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인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지점에 짓는 럭셔리 복합 주거공간이다. 101층짜리 랜드마크 타워와 85층짜리 주거타워 2개동 등 3개동으로 구성된다.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씨는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채고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5억원대 금품로비를 벌인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관련 비리 사건은 2016년 7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며 '엘시티 게이트'로 불렸다.

▲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에서 외벽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추락했다. ⓒ 김도수 기자
▲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에서 외벽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추락했다. ⓒ 김도수 기자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