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해 9월 28일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문재인 정부에 WTO 패소 대응 관련 내용을 긴급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 시민방사능감시센터
▲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해 9월 28일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문재인 정부에 WTO 패소 대응 관련 내용을 긴급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세계무역기구(WTO)는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 일본 정부가 제기한 소송 결과를 공개하면서 한국 정부의 첫 조치가 정당했지만 지속해서 수입금지를 유지한 것은 WTO 협정에 위배된다며 패소 판정했다고 23일 밝혔다.

WTO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28가지 수산물에 대해 포괄적으로 수입을 금지한 조치는 위생과 식물위생 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PS 협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SPS는 과학적 증명 없이 식품 안전을 이유로 수입을 금지하면 WTO가 이런 당사국 정부 조치를 무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WTO는 포괄적 수입금지 조치뿐 아니라 2011년, 2013년 한국이 일본 정부에 요구한 추가 검사도 SPS 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이날 배포한 합동 보도자료에서 "WTO 패널은 우리 정부의 현재 조치가 일본산 식품에 대한 차별적이며 필요 이상으로 무역 제한적이고 정보공표 등 투명성에서 미흡하다고 보고 WTO 협정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재 우리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기타핵종 검사증명서 상 기재 내용 등은 절차적으로 WTO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번 WTO 패널 판정에 문제가 있다며 분쟁해결절차에 따른 상소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원전 상황 지속해 국민 먹거리 안전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WTO 판정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그해 후쿠시마 인근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2013년에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금지 특별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은 2015년 5월 한국의 임시 특별조치가 일본 수산물을 차별하는 행위이고 기타 핵종 검사 추가 요구도 부당하다면서 WTO에 한국을 제소했다.

이번 판정은 1심에 해당하기 때문에 양측은 60일 이내에 최종심에 해당하는 상소 기구에 상소할 수 있다.

상소 기구는 다시 60일 동안 1심 법률 판단의 적절성을 심리한 뒤 1심 패널 판정을 확정·파기·수정할 수 있다.

현재 상소 기구는 일부 상소 위원 공석으로 사건이 밀려 있어 60일 기간을 제대로 지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종 판정은 올해 하반기에 나오거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어 당장 수입을 재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번 패널 판정 결과와 상관없이 기존 수입규제조치는 상소 등 WTO 분쟁해결절차 종료 이전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소를 철저히 준비하고 수입·유통단계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통해 어떤 경우라도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일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WTO는 지난해 10월 이번 판정과 관련된 보고서 초안을 전체 회원국이 회람하도록 했고 이날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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