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벽초 홍명희 자필 편지 ⓒ 한국국학진흥원
▲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벽초 홍명희 자필 편지 ⓒ 한국국학진흥원

대하소설 '임꺽정'을 쓴 벽초(碧初) 홍명희(洪命憙·1888∼1968) 자필 한문편지가 경북 안동에서 발견됐다.

벽초는 해방 직후인 1948년 북으로 넘어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에 참여해 초대 부수상을 지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순석 박사는 국학진흥원이 보관 중이던 편지류 5000여점 가운데서 벽초의 편지를 발견해 번역하고 분석했다고 19일 밝혔다.

벽초가 쓴 편지는 모두 4통으로 안동시 풍산면 오미리 풍산김씨 집안이 한국국학진흥원에 맡긴 여러 가지 옛 편지에 섞여 있었다.

20대이던 벽초는 아버지(홍범식) 초상을 치를 때 도움을 준 김지섭에게 감사를 표하려고 1910년 8∼11월 편지를 썼다.

금산군수였던 홍범식은 1910년 나라가 망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지섭은 홍범식이 자결 전 준 상자에서 유서가 나오자 이를 홍명희에게 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풍산김씨인 김지섭은 이후 일본 강점기에 의열단원으로 활동했고 1924년 일본 황궁에 폭탄을 던졌다가 붙잡혀 옥사했다.

벽초는 편지에서 아버지상을 치른 슬픈 심정과 김지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거듭 표시했다.

또 김지섭을 형이라고 하며 숨진 자기 아버지가 남긴 부채를 갚는 것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김순석 박사는 "벽초 자필 편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편지는 소설 임꺽정을 쓴 배경을 추정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