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카 솔닛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지금 한국사회는 최고의 권력기관이라는 검찰내에서 벌어진 여성검사의 성폭력 사건의 진위 공방으로 시끄럽다. 여기에 발맞춰 최영미 시인이 쓴 '괴물'이라는 시가 문학계에 만연한 성폭력 실상을 다시 들추어내고 있다. 영화계에서도 미투 캠페인에 동참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Me Too 운동이 한국사회에서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성들이 침묵을 깨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여성에 대한 침묵과 그 침묵을 강요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 페미니즘 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베카 솔닛이 2014년부터 쓴 글을 모아 펴낸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리베카 솔닛 지음ㆍ창비 펴냄)이다.

솔닛은 이 책에서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여성혐오 살인, 강간문화, 여성을 배제하는 문학작품, 코미디, 역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여성의 역사는 침묵의 역사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침묵의 균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트럼프가 여성 성기를 움켜쥐었다고 자랑하는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되었을 때 #notokay(괜찮지 않다)라는 해시태그가 달렸고, 어떤 남자들이 "모든 남자가 다 그런 건 아니야"라고 여성의 경험을 일축할 때 #yesallwomen(여자들은 다 겪는다)로, 2016년 스탠퍼드 대학 강간 사건에 대해 #iwasrapedtoo(나도 강간당했다)라는 해시태그로 연대했다. 한국에서는 2015년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로,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한 대응이었던 #살아남았다 해시태그 등으로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한국과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 페미니즘 물결의 한 줄기다. 여성들 스스로가 입을 열어 말하고 행동하고 있다. 그 목소리에 또 다른 여성들이 귀를 기울이고 부당한 점을 개선하라며 당당히 요구하고 함께 싸우고 있다. 그것이 지금 페미니즘에 대한 거대 담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솔닛은 함께 목소리를 내는 "그 용감무쌍하고 당당한 신세대 페미니스트들과 인권운동가들에게 가없는 감명을 느낀다"며 "이 흐름에 작은 역할을 하게 되어 고맙게 연긴다"고 말했다.

솔닛의 또 다른 페미니즘 도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와 <어둠 속의 희망>도 일독을 권한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