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괴 경고한 교황 출국 직후 법안 공포돼

▲ 불법 광산으로 오염된 페루 아마존 밀림 지역
▲ 불법 광산으로 오염된 페루 아마존 밀림 지역

페루 정부가 천혜의 자연이 보존된 '지구의 허파' 아마존 밀림에 도로를 건설하도록 허용했다.

페루 정부는 22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브라질과 국경이 접한 푸루스 밀림 지역에서 도로를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공포했다.

푸루스 지역은 마호가니 나무가 우거지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아마존 원주민들의 천국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이 지역에는 4개의 국립공원이 있어 자발적으로 고립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을 위해 설정된 5개 보호지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아마존 안데스 프로젝트 감시 단체는 이번 법안 공포에 따라 푸에르토 에스페란사와 브라질 국경 인근의 아냐파리를 잇는 277㎞ 길이의 고속도로를 포함한 여러 도로 건설로 2천750㎢의 아마존 밀림이 파괴될 것으로 추산했다.

▲ 페루 아마존 원주민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 페루 아마존 원주민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법안 공포는 아마존과 원주민들의 삶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페루 방문을 마치고 교황청으로 돌아간 직후 이뤄졌다.

교황은 지난 19일 아마존 밀림 인근 푸에르토말도나도 시를 방문해 아마존은 생태계의 보고일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문화적 보호 구역"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리사르도 카우페르 '페루 정글개발을 위한 범종족협회(AIDESEP)' 회장은 "페루 정부는 교황의 메시지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업들은 원주민들에게 유익하지 않다"며 "이곳에는 극도로 취약한 고립된 원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부패 감시 비정부기구(NGO)인 글로벌 위트니스 관계자도 "이번 법안 공포는 페루의 기후변화에 대한 약속과 교황의 방문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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