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참사, 안전관리 허술·인명구조 소홀이 부른 인재
제천참사, 안전관리 허술·인명구조 소홀이 부른 인재
  • 이명상·최진우·문예진 기자
  • 승인 2018.01.11 19:33
  • 댓글 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방합동조사단 "현장지휘관 2층 상황알고도 무시"
화재취약한 필로티건물 구조·직원들 진화 실패 요인
상황실 무전아닌 전화로 지휘관 연락 상황전파 실패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소방대의 초기 대응 부실이 빚어낸 인재로 결론났다.

소방합동조사단은 11일  제천체육관에서 제천 화재 원인조사 최종 브리핑을 열고 "제천 참사는 필로티 건물의 취약성, 건물주의 소방 안전관리 부실, 신고와 대피 지체, 초기 소방 대응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사고"라고 밝혔다. 

늑장대처로 화를 키운 화재 현장 소방 지휘관들에게는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조사단은 유족이 제기한 소방대의 초기 대응 부실 의혹과 관련,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 지시를 내렸어야 하는 현장 지휘관들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조사단은 우선 현장 지휘 총책임자인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에 대해 "2층에 구조 요청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도 비상구 확보나 유리창 파괴를 지시하지 않는 등 지휘 역량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초기 현장지휘를 맡았던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 역시 눈앞에 전개된 상황에만 몰두, 건물 뒤편의 비상구 존재를 확인하지 않는 등 지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인명 피해가 컸던 2층을 놔둔 채 3층에 매달린 1명을 구조한 뒤, 지하층 인명 검색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난 2층에 구조 요청자가 많다는 사실을 무전으로 전파하지 않은 소방본부 상황실도 문제였다. 상황실은 무전 대신 휴대전화로 화재조사관에게 2차례, 지휘조사팀장에게 1차례 2층 상황을 알렸다.

조사단은 "무전이 아닌 유선을 사용, 구조대원들에게 폭넓게 2층 상황이 전파되지 않았다"며 "무선 우선 사용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방청은 제천화재 참사 지휘 책임과 대응 부실, 상황관리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 해제했다. 김익수 소방본부 상황실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을 중징계 요구했다.

필로티 구조로 된 스포츠센터 건물과 허술한 소방 안전관리는 화를 초래한 근본 원인이었다. 조사단은 "필로티 건물의 취약한 구조로 인해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불이 난지 불과 4∼5분만에 화염과 유독가스가 건물 모든 층으로 번졌다"고 강조했다.

2층 여자 사우나는 방화 구획이 잘 돼 있지 않아 화물용 엘리베이터실과 파이프 덕트를 따라 화염과 농연이 곧바로 유입된 것으로 조사단은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피시킬 종업원이 없었고 비상문도 폐쇄돼 화를 키웠다.

7, 8층에서 발견된 희생자들은 급속하게 치솟은 짙은 연기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다시 내려오는 바람에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밸브를 차단한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 잠금 상태로 된 배연창이 막혀 연기를 배출하지 못했고, 화물용 엘리베이터실을 통해 급격히 연기가 치솟은 굴뚝 효과까지 더해져 피해가 컸다.

조사단은 스포츠센터 직원들이 처음 불이 났을 때 자체적으로 진화에 나섰다가 실패한 것 역시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불이 나자 스포츠센터 직원들이 진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며 "이로 인해 5분의 골든타임이 흘렀다"고 밝혔다.

결국 대피 유도와 119 신고가 늦어져 소방 선착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화재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 유족들 "소방청 아닌 제3기관 조사해야" =  유족들은 "소방당국의 화재 대응 과정에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며 국회를 비롯한 제3기관의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제천화재 참사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조사단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29명이 희생된 원인과 관련, 만족스러운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소방대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행동했다고 발표했지만 확인된 구조자들의 구조보다 더 우선하여 할 일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유가족이 제기한 의문을 더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했다.

유족들은 특히 열기와 짙은 연기로 구조대의 2층 진입이 어려웠다는 소방당국의 기존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유족들은 "우리가 확보한 사진을 살펴보면 비상구에 걸린 마크가 깨끗하다"며 "열기가 거셌다고 하는데 주변 흔적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한 "출동한 헬기가 불길을 더 키웠다는 주장도 있다"며 "이 부분도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했다.

유족들은 소방대의 초동 대처 미흡 부분에 대해 경찰 수사를 촉구했으며 사건 당일 소방서장의 행적과 2층 외 다른 층 희생자들의 사망 원인 조사도 요구했다.

■ 국과수 "보온등 과열, 전선 절연파괴 추정" = 화재원인이 1층 주차장 천장의 보온등 축열이나 전선 절연 파괴일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감식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국과수는 경찰에 제천 화재 원인과 관련해 "1층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보온등의 축열(과열)이거나 전선의 절연 파괴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통보했다. 또 "발화지점은 건물 관계자가 작업했던 1층 주차장 필로티 천장 위쪽 부근"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국과수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화재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스포츠센터 1층 천장에서 얼음을 녹이는 작업을 진행한 건물관리인 김모(51)씨로부터 화재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결정적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씨가 작업을 마친 뒤 50분만에 불이 시작됐고,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참사로 이어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천장에서 얼음 제거 작업을 하면서 열선을 건드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지난달 31일 열선 시공 관련 배관업체와 전기업체를 대상으로 확보한 컴퓨터와 공사 서류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와 배관·전기공사 현황,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 화재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소방만세 2018-01-17 01:15:40
애초에 소방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인원부족부터해서, 시에서 예산 다 통제하고.. 책임은 소방관들만 지냐!

여용구 2018-01-15 07:46:42
진짜 책임을 질수 있는 안전관리자와 안전의식의 선행이 필요합니다 인명피해에 가슴이 아픕미다

이정형 2018-01-13 20:40:22
철저한 조사와 건물 관계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소방공무원 처벌만 부곽되는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이민우 2018-01-12 12:12:17
안전관리 정말 중요합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류민식 2018-01-12 10:24:17
안전관리는 관리자만 해야하는게 맞기는한가요?
안전관리에대한 의식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어떤사건이던지 희생자를 양생하고 사고를 덮공말지요 안전관리 시스템의 내성을 증진해야 할것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