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 '생활화학제품 위험물 판정실험' … 분리 진열해야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화재에 취약한 생활화학제품을 수거하고 있다. ⓒ 서울시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화재에 취약한 생활화학제품을 수거하고 있다. ⓒ 서울시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불이 나면 향수, 디퓨저, 손 소독제 등의 제품이 불씨를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8∼11월 서울지역 대규모 점포 98곳에서 판매하는 화재 취약 생활화학제품 604종에 대한 위험물 판정실험을 통해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화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화학제품의 화재 위험성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생활화학제품 604종 가운데 51.5%(311종)에 인화·발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제품은 손 소독제, 향수, 매니큐어, 리무버, 헤어 오일, 방향제, 차량 연료 첨가제 등이다.

인화성이 있는 311종 가운데 인화점(불꽃에 의해 불이 붙는 가장 낮은 온도)이 40℃ 이하인 고위험군은 195종이었다. 화장품(37.4%)과 방향제(28.2%) 중 고위험군 제품이 많았다.

이들 제품의 최저 인화점은 △손 소독제 20℃ △향수 16℃ △디퓨저 17℃ △매니큐어 10℃ △차량 연료 첨가제 14℃ 등이었다. 매니큐어의 경우 실내온도가 10℃ 정도로 낮을 때도 불씨를 갖다 대면 금방 불이 붙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화재 취약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무분별하게 섞어 판매하고 있다"며 "이런 점포에서 사소한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하면 불씨가 확대될 수 있어 위험물로 확인된 제품은 별도의 구역을 설정한 뒤 분리 판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위험물 저장·취급소를 설치하고 위험물 안전관리자 선임하도록 하는 등 대규모 점포 화재위험 물품 안전관리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관련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