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K공항 항공기 착륙해도 내리려면 4시간
병원엔 동상환자 '북새통' 스키장 개점휴업
호주 1939년 이후 47도 기록 '불사용 금지'

▲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폭설에 자동차 갇혀 있다.
▲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폭설에 자동차 갇혀 있다.

체감기온이 영하 70도 가까이 떨어지는 최악의 한파가 미국과 캐나다 동부를 연일 강타해 항공기 결항과 동상환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 마운트 워싱턴의 6일(현지시간) 기온이 영하 38도, 체감기온이 영하 69.4도까지 떨어지는 등 미국 동부를 강타한 한파와 눈보라로 약 1억명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AP, AFP 통신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마운트 워싱턴의 기록적인 추위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진 캐나다 온타리오의 암스트롱의 기온과 같은 수준이다.

이날 매사추세츠주 벌링턴과 버몬트주의 체감기온은 영하 34.4도까지 내려갔고, 코네티컷 주의 하트포드의 체감기온도 28.9도에 머물렀다.

피부를 노출하면 10분 안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고 보건 당국이 경고할 정도다. 뉴욕과 필라델피아도 영하 13.3도의 추위를 보였다. 캐나다 동부의 온타리오와 퀘벡 주의 기온도 영하 50도에 근접할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 4일 미국 동해안을 할퀸 눈보라와 기록적인 한파로 대규모 항공기 결항이 있었고, 6일에도 3천420편 이상의 국제선 항공기 비행기 여전히 연기된 가운데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공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항공당국은 JFK로 들어오는 항공기가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 폭설로 운항이 취소된 뉴욕 공항.
▲ 폭설로 운항이 취소된 뉴욕 공항.

폭풍과 이에 따른 장비 손상으로 비행일정이 늦춰진 항공기 증가로 더는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에서 오던 노르웨이 항공기는 112㎞ 떨어진 스튜어트 국제공항으로 회항했고, 일본 도쿄에서 날아온 일본항공 비행기는 보스턴으로 기수를 돌렸다.

대서양을 횡단한 다수 비행기는 아예 출발지로 돌아갔다. 특히 지난 5일 JFK 공항 2번 터미널에서 중국 남방항공 비행기와 쿠웨이트항공 비행기가 날개끼리 부딪치는 사고를 내는 바람에 혼란이 가중됐다. JFK 공항에 착륙하더라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교통량을 추적하는 '플라이트레이더24'는 적어도 국제선 항공기 12편이 계류장에 들어가려고 2시간에서 4시간씩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두 아이와 함께 JFK 공항에 도착한 한 승객은 트위터에서 "애들이 배고프고 목마르고 지쳤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면서 "정말 불쌍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어린이와 노인을 동반한 승객들은 "여행이 고통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2주간 극심한 한파가 몰아친 캐나다 동부의 토론도 공항에서도 항공기 지연과 결항이 이어지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최근 '폭탄 사이클론'으로 불리는 끔찍한 폭풍이 강타하면서 미국에서 적어도 1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 체감온도 영하 30도, 미국 덮친 100년만의 '살인 한파'
▲ 체감온도 영하 30도, 미국 덮친 100년만의 '살인 한파'

관련한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뉴포트의 프로비던스에서는 적어도 40명이 심장마비, 동상, 제설장비에 의한 부상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에서도 환자 수십 명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매사추세츠 해안을 끼고 있는 북동부 지역에 거의 100년 만에 높은 파도가 몰아쳐 보스턴과 외곽 일부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캐나다 퀘벡 해안을 낀 몇몇 지역도 홍수 피해를 봤다. 또 거리에 범람한 물이 얼어붙고 있으며 평년기온보다 낮은 추위가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항공기는 물론 육상 수송에도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보스턴에서는 동결로 파이프가 터지는 사고가 잇따라 배관공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 강한 바람과 강추위로 다수 스키 리조트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고, 동상 위험 때문에 야간 개장을 폐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 폭염 덮친 호주 시드니 해변
▲ 폭염 덮친 호주 시드니 해변

반면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거의 80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AFP는 호주 시드니 서부 펜리스의 7일 기온이 1939년 이후 가장 높은 47.3도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야외 불 사용을 금지했고, 시드니에서 열린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 경기도 기온이 40도를 웃돌아 중단됐다.

호주는 지난해 여름에도 날씨 기록이 200개나 깨졌으며 강한 열풍과 산불, 전염병이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1910년 이후 호주의 기온이 1도가량 상승했다면서 기후변화가 육지와 바다 온도를 더 높여 극심한 더위와 심각한 화재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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