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은 신문기사를 선택할 때 제목만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제목에 관심이 가면 기사를 읽는 습성이 있다. 책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제목을 본 뒤 저자 프로파일, 목차로 눈길이 순차적으로 이동한다. 많은 책을 모두 읽어볼 수가 없기에 끌림있는 제목의 책을 보고 구매한다. 이런 이유로 신문사는 헤드라인, 출판사는 책 제목을 정할 때 심혈을 기울인다.

여러 세션으로 이루어진 컨퍼런스에서 어떤 프레젠터의 발표를 들을지 판단하는 것도 제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참가자들은 끌림이 있는 제목을 보고 프레젠터를 선택한다.

▲ 정보안전부 IT팀장ㆍ경영학박사
▲ 정보안전부 IT팀장ㆍ경영학박사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제목이 중요하다. 제목에 따라서 인기 있는 세션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레젠터가 아무리 좋은 내용으로 준비를 했다고 해도 제목에 끌림이 없으면 청중이 모이지 않는다. 청중을 모으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싶다면 끌리는 제목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끌림있는 제목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청중이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 호기심과 기대감을 제목에 담는다. 제목에 이익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있다.

끌리는 제목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18년 대학입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할 지 피 말리는 '정보전쟁'을 하고 있다. 좀 더 낳은 정보를 입수한 뒤 대학을 선택해 원서를 접수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형 입시학원들이 입시설명회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둘째 아들이 고3이라 입시설명회에 참석하려던 참이었다. A학원은 '2018년 대입정시, 합격전략 가이드', B학원은 '2018년 대입, 합격을 위한 마지막 한 수'라는 입시설명회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주저없이 B학원의 입시설명회에 참석했다. A학원의 제목은 평이한 반면 B학원은 학부모들의 심리를 제대로 읽어 '마지막 한 수'라는 끌림있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운이란 무엇인가'보다는 '운이 따르게 하는 습관', '성공의 3가지 요소'보다는 '성공하려면 자신감ㆍ확신ㆍ열정으로 무장하라', '책을 좋아하는 법'보다는 '책과 연애에 빠지게 하는 팁 7가지', '리더의 언어'보다는 '언어가 당신을 리더로 만든다'고 제목을 만든다면 더 끌림이 있는 제목이 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중략)"

김춘수의 시 <꽃>처럼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의미가 없었지만 이름을 불러주면 의미있는 '꽃'이 된다.

출판사에서 책 제목을 정할 때 작가와 편집자 들이 모여 수많은 토론을 거친다. 제목이 책이 되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의 콘텐츠를 아무리 잘 준비해도 청중을 끌리게 하는 제목이 없다면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

제목은 청중과 첫 만남의 접점이자 첫 인상이다. 첫 인상이 좋아야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게 이치다. 제목은 프레젠테이션의 콘셉트와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잘 담기도록 만들어야 한다.

■ 은서기 정보안전부 IT팀장ㆍ경영학박사 △ ITㆍ프레젠테이션 코칭 전문가 △사이경영 연구가 △저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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